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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24일(木)
보수층 무관심과 ‘몰빵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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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권 전국부장

17개 광역단체장과 지방 의원 등 총 4016명의 지방 일꾼을 뽑는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24일 시작됐다. 이번 선거 투표용지는 최대 8장이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역구 광역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지역구 기초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뽑는 7개 투표용지는 모든 유권자가 받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12개 지역 유권자는 국회의원 투표용지가 추가된다. 지방 교육위원을 직접 선출했던 2010년(5회) 지방선거 이후 투표용지가 가장 많은 선거다. 하지만 투표일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선거 열기는 느껴지지 않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 등 외교 안보 문제가 블랙홀이 되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많은 지역에서 야당 후보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나 ‘하나 마나 한 인기투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역대 선거를 보면 정권 출범 1년 전후로 치른 선거 프레임은 정권 심판론과 지지론이 맞붙은 경우가 많았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1개월 만에 치르는 선거이지만 심판론은 이미 물 건너간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와 야당의 무능과 리더십 부재는 민주당을 ‘넘사벽’으로 만들었다. 드루킹 사건 이후 민주당 지지층이 더 결집하며 지지율이 올랐다는 여론 전문가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동안 묻지마 1번 투표를 했던 지역에서 이번에도 1번을 찍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현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보수 성향 유권자의 선거 무관심이 도를 넘었다. 호황 국면에 접어든 세계 경기와 반대로 경기 후퇴기에 접어드는 한국 경기, 한 달이 멀다 하고 터지는 잇단 대형 안전사고, 쓰레기 대란과 라돈 방사능 침대 대책 혼선에서 드러난 한심한 정부 등 심판론 이슈들이 힘을 받지 못하는 동안 선거판은 민주당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경쟁과 견제가 없고 무관심 속에 ‘몰빵’ 투표가 이뤄지면 그 결과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08명의 초선 의원이 당선되며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능력과 자질 검증 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 덕분에 ‘배지’를 주웠다는 말을 들었던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은 당과 지지층의 골칫거리가 되어 ‘108 번뇌’라는 비판을 들었다. 열린우리당이 여당으로서 짧은 3년 9개월 만에 간판을 내린 데에는 108 번뇌의 책임 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2014년 총선에서 계파 공천으로 손쉽게 배지를 단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심기만 살피며 내부 권력 감시와 검열을 등한시하다가 탄핵 사태를 초래했다. 지방자치 도입 23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실질적 지방분권을 시행할 지방 선량을 뽑는 중요한 선거다. 지속 가능한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지역 성장을 이끌고 불균형을 해소하며 주민 참여를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인재를 선출해야 한다. 지방분권은 중앙 정부의 권한 이양과 함께 지방의 역량 강화가 동시에 진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 지금처럼 후보의 자질이나 정책 검증 없이 한쪽으로 기운 분위기에 편승한 무관심한 선거판이 계속된다면 지방분권 시대 도래는 요원할 뿐이다.

y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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