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센터 앞 도로 막고… 40만명 ‘안전불감 축제’

- ‘2018 힐링 아트 페스티벌’

대전 서구청 주최로 사흘간
둔산 119센터 앞 차선 막아

대전 서구청이 소방차와 구급 차량이 출동하는 도심 119안전센터 앞 도로에서 수십만 명이 몰리는 대규모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안전 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대전 서구청에 따르면 오는 25∼27일 사흘간 둔산동 보라매공원(서구청 앞∼대전시청 북문 구간)과 샘머리공원에서 ‘2018 대전 서구 힐링 아트 페스티벌’이 구청 주최로 열린다. 6억27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인기 가수들의 공연과 다양한 문화·예술 및 체험을 즐기는 행사라고 서구청 측은 홍보하고 있다. 대전 최대 도심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40만 명가량의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구는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축제 일부 행사가 대전 서부소방서 산하 ‘둔산 119안전센터’ 앞 도로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센터는 12m 길이의 대형소방차, 펌프차, 구급차 등 3대의 차량을 보유 중이며, 20여 명의 대원이 근무하고 있다. 긴급 출동 시 소방차 등은 센터 출구 앞 일방통행로를 우회전해 나간다. 그러나 서구청은 지난 23일부터 센터 앞 우회전 방향 2개 차선 중 1개 차선에 행사용 몽골 텐트 10여 개를 설치해 놓아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축제 기간에는 우회전 방향 차선을 아예 차단할 예정이다. 대신 소방차량이 대전시청 방향으로 좌회전해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해 출동하도록 임시 통행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쪽 도로 역시 1개 차선은 푸드트럭 영업 공간으로 제공된다. 특히 인근 지하철역에서 관람객이 들어오는 혼잡한 길목이어서 119차량의 신속하고 원활한 출동이 가능할지 의문시된다.

주민 박모(43) 씨는 “자치단체가 소방차 출입구 앞에 축제판을 벌인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제천참사의 교훈을 벌써 잊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서구청 축제 담당자는 “소방서 측과 사전에 안전관리 심의회를 열어 도로 1개 차선에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119안전센터 관계자는 “구청 측과 사전협의를 통해 출동에 지장이 없도록 1개 차선을 확보했다”면서도 “서구청 관내에 다른 대규모 공간도 많은데 하필 소방차 출동 도로에서 축제를 벌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