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前 외교안보수석 “비핵화 위해 주한미군 철수 협상 카드 사용해야”

MB 정권 외교안보수석, 美 디 애틀랜틱과 인터뷰서 의견 개진

천영우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이 미국 시사주간지 디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주한미군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천 전 수석은 23일 자 디 애틀랜틱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다른 방법이 없을 경우 한국인들은 주한미군 감축(상황)과 함께 살아야만 할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주한미군의 부분 철수, 감축을 기반으로 미국과 협상할 수 있다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2010∼2013년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국내 보수계열 인사로 꼽힌다. 그는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은 ‘북한과의 협상 타결을 좌우할 문제(make-or-break issue to close the deal)’”라며 “한국 보수주의자들이 기존의 편안한 지대에 머물면 북한 핵위기에 대한 해법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천 전 수석은 이 같은 견해가 사견임을 강조하며 “대다수 한국 보수학자 및 정치인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한미군이 철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전 수석을 인터뷰한 디 애틀랜틱의 우리 프리드먼 기자도 그의 발언이 한국 내 보수진영의 시각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부연했다.

천 전 수석은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협상에서 주한미군을 제외한 모든 것이 해결된다”며 “주한미군이 역사적 협상의 마지막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철수가 되면 북핵이 쉽게 풀릴 수 있다. 주한미군이 없는 상황에서 비핵화된 북한과 주한미군 주둔 하에 핵 보유 북한 중 어떤 것을 원하는가’라고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문 대통령에게 당혹스러운 질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 전 수석은 북한이 핵무기를 부분적으로 해체하는 것과 주한미군의 부분적 철수를 맞바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핵무기를 포기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태도를 나타내면서 “김 위원장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 전 수석은 “우리는 현재 수준의 주한미군 유지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미국이 (한국 방위를 돕는) 동맹 약속을 수행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