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vs 금감원 ‘끝장공방’… 바이오젠이 최대 변수

- 오늘 두번째 감리위 열려

바이오젠 콜옵션 싸고 입장차
금감원 “명확한 행사의사 없어”
삼바 “정황상 콜옵션 가능성 커”

고의성 입증할 ‘스모킹건’없어
감리위원해석이 결과 좌우할듯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감리위원회가 25일 오전 2차 회의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명확한 결론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감리위는 양측이 쟁점에 대해 공방을 벌이는 ‘대심제’로 진행되지만,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없는 만큼 결국 논리싸움과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감리위원 해석이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감리위는 이날 오전 8시부터 2차 회의를 진행 중이다. 감리위는 신속한 결정을 위해 전문검토위원까지 지정해 사안을 검토했지만,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 차가 워낙 커 오후 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해 가치평가 기준을 장부가격(2900억 원)에서 시장가격(4조8000억 원)으로 바꾼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공동투자한 미국 바이오젠이 콜옵션(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49.9%를 확보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금감원은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공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명확하게 콜옵션 행사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가치산정 기준 변경 직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복제약 신약 판매 허가 등으로 에피스 가치가 오르면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국제회계기준에 투자자가 콜옵션과 같은 권리를 행사해 실익을 얻을 거라고 판단될 땐 명확한 의사 표현이 없어도 투자자의 권리 행사를 가정해 지배력을 판단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지난 17일 바이오젠이 내달 29일 전까지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지만, 2015년 당시 상황이 아닌 만큼 이번 감리위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문제는 아직 회계 분식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스모킹 건)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모킹 건이라고 제시된 것들로 되레 의혹과 논쟁만 더 거세진 상황이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일반인의 시각과 회계분야의 시각차로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감리위 결과는 증거보다 감리위원 판단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감리위는 다수의 합의된 의견을 적되, 소수의견이 있으면 함께 기재해 증권선물위원회에 넘기게 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