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1.22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시론-이미숙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28일(月)
나쁜 합의는 현상 유지보다 못하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미숙 논설위원

남·북 2차 회동, 미·북 회담 살려
김정은 ‘北 비핵화’ 의지 모호
北, 核 군축협상까지 주장

트럼프, 美·北회담 충동 결정
文정부, 과도한 對北 유화론
미·북 협상 위해 同盟 희생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완전 비핵화’ 의지를 둘러싼 남·북·미 외교전이 1차 파국을 맞자 문재인 대통령이 2차 판문점 회동을 통해 불씨를 일단 살려냈다. 김정은의 미·북 회담에 대한 의지가 확인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6·12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재확인하면서 회담을 위한 실무 준비 사실도 밝혔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미·북 회담은 취소 결정 이틀 만에 재추진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됐다. 그런데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미국이 제시한 ‘완전한 비핵화(CVID)’와 동일한 수준인지도 불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것이 CVID 수용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 때문에 미·북 프로세스가 시작됐고,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게 확인되면서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인데, 프로세스가 다시 가동되면서도 분명해진 것은 없다.

지난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북으로 시작된 롤러코스터 외교전을 되돌아보면, 김정은은 ‘비핵화 의지’라는 단 한마디로 미·북 정상회담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시도가 통할 수 있었던 것은 은둔을 깨고 나온 3세대 리더가 던진 첫 카드라는 점이 주효했다. 정의용 실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비핵화 현안에 어두운 인사라는 점도 한몫했다. 김정은이 어떤 조건에서 어떤 비핵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따져보는 게 기본이었지만, 통상전문 외교 관료 출신인 정 실장이 북핵 용어의 뉘앙스까지 염두에 두지 못했을 수 있다. 그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는 청와대 입성 직후 사드 반입에 대한 몰이해로 소동을 피웠던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북핵 협상의 역사에 대한 브리핑조차 지루해했던 그는 김정은의 비핵화 발언에 흥분해 충동적으로 회담을 결정했다.

김정은은 이후 후견인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을 끌어들였고, 복잡한 비핵화 조건을 붙이기 시작했다. 일괄타결을 생각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하겠다고 주장한 데 이어, 비핵화 조건으로 경제 지원과 체제 보장, 평화협정까지 요구했다. 북한 외무성 최선희 부상은 핵 군축론을 폈고, 김계관 제1부상은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하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실무 협상이 시작된다고 해서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잘 되리라는 기대를 할 수 없다. 어쩌면 김정은이 밝히지도 않고, 의지도 보이지 않은 비핵화의 모양을 만들기 위해 중재역을 자임한 문 정부가 안보 대들보인 한·미 동맹에서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할지도 모른다. 김정은이 비핵화 대가로 원하는 것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폐,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이기 때문이다.

문 정부는 동맹 관계를 희생하더라도 북한과의 화해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듯하다. 북핵 폐기 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추진하면 주한미군 지위 문제 등 수많은 논란이 불가피한데, 문 대통령은 27일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애틀랜틱지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한·미 동맹 해체가 바람직하다”는 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문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문 정부가 명심해야 할 게 있다.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4년이 채 안 되지만, 34세의 김정은은 50년을 내다보며 한반도 정국을 요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은 대북 유화적인 문 대통령을 활용해 한·미 동맹을 흔들고 있는데, 문 정부가 그 장단에 맞춰 동맹 형해화(形骸化)에 열중한다면, 대한민국의 안보 기반은 송두리째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문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전략적 전환을 했다는 기대감을 접고, 북한의 실체를 직시해야 한다. 북한의 완전 비핵화 의지가 구체적으로 입증되고, 핵 폐기가 실행될 때까지 문 정부는 과도한 북한 봐주기보다 한·미 공조를 강화해야 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압박과 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문 정부는 ‘나쁜 합의보다는 노 딜(No Deal)이 낫다’는 배수진을 치고 북핵 폐기 협상의 당사자로 임해야 한다.
[ 많이 본 기사 ]
▶ “이 여자는 불륜녀”…아파트에 비방 유인물 300장
▶ “조합원자녀 등 40명 채용”… 민노총노조 ‘세습리스트’ 확..
▶ ‘전 증권사 부사장 골프장 성행위 동영상’ 지라시 수사
▶ 정녕, 마흔아홉살의 여우란 말인가
▶ 국민연금으로 노후생계 가능 지역 강남 3구·울산 4개구뿐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아파트 주차장에서 한 여성을 불륜녀라고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 300장을 뿌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
mark정녕, 마흔아홉살의 여우란 말인가
mark비명직후 끊긴 112전화…노래주점 악랄 성폭행범 검거
‘전 증권사 부사장 골프장 성행위 동영상’ 지라시 수..
UAE서 이별통보 애인 살해뒤 ‘인육요리’ 엽기 범죄
한국인 최초 인터폴 총재 탄생…김종양 전 경기경..
line
special news 유승준, 11년만의 신보 발매 무산될 듯…“유통사..
싸늘한 여론 여전…새 유통사 찾아야 해 22일 발매 어려울 듯 미국 시민권 취득에 따른 병역 기피 논란으..

line
“조합원자녀 등 40명 채용”… 민노총노조 ‘세습리스..
민주노총 총파업 9만여명 참가…박근혜 정부 때보..
정읍 농장서 남녀 숨진 채 발견…“극단적 선택 추정..
photo_news
[단독]‘도시어부’ 23일 녹화 전면 취소…제주도..
photo_news
기울기 감소한 ‘피사의 사탑’…“17년간 4㎝ 바..
line
[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illust
“수양산 백이숙제처럼 살아라”… 야심 큰 차남에 首陽大君 호..
[인터넷 유머]
mark결혼 이혼 재혼의 법칙! mark돈벌이도 가지가지
topnew_title
number 돌체앤가바나 디자이너 “중국은 똥 같은 나..
‘JSA 귀순’ 오청성 “산케이 ‘한국군’ 보도는 ..
국민연금으로 노후생계 가능 지역 강남 3구..
페이스북, ‘어린 신부’ 경매로 또 거센 비난받..
프레디 머큐리, 남진과 나훈아
hot_photo
국회 떠나는 이재명 경기지사
hot_photo
국내 최고 수령·감정가 ‘천종산삼..
hot_photo
유빈, 5개월만에 솔로앨범 ‘#TUS..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