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정상회담 실무 접촉>“주한미군 철수 목적의 평화협정 체결은 사형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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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치권 ‘비핵화 회의론’ 여전
루비오·빅터 차 등 발언 잇따라

미국의 정치권과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북 정상회담 재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 회의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마코 루비오(플로리다·왼쪽 사진) 의원은 27일 ABC방송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중국, 한국과 회담 등으로 전 세계를 향한 쇼를 하고 있다”며 “북한은 절대 비핵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한국계 미국인 억류자 3명 석방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모두 “보여 주기용 전시성 이벤트로, 북한은 제재 해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미국을 갖고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비오 의원은 “김 위원장은 핵무기에 개인적이고 감정적이고 심리적 애착이 있다”며 “비핵화를 원치 않는 그가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 역시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빅터 차(오른쪽)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역시 NBC방송에서 “핵심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 여부”라면서 “불행하게도 나의 전망은 ‘노(No)’”라고 밝혔다. 차 석좌는 “북한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으려는 목적은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클래퍼 전 미 국가정보국장도 CNN에 “두 발짝 나가면 한 발짝 물러서는 것은 북한의 전형적 전술”이라며 “어떤 면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의 매우 비관습적인 대통령의 호적수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북한 비핵화와 함께 미국도 (한반도에) 폭격기를 더 이상 전개하지 않고 핵우산을 접어야 하는 상황으로 결론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요구하면 주한미군은 떠날 것”이라면서도 “주한미군 철수를 목적으로 하는 평화협정 체결은 한국의 ‘사형선고’ 문서에 서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그는 “핵 역량과 막대한 재래식 병력을 갖춘 북한이 비무장지대 앞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떠나고 남북한 사이에 가짜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북한은 이념침투나 군사공격을 통해 한국을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의 지상군을 줄이지 않은 채 주한미군 철수를 논하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