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 ‘생일 자축’ 축배… ‘한국+한국계’ LPGA 199번째 우승

LPGA 볼빅챔피언십

16언더파로 ‘짜릿한 승리’
19개월만에 개인통산 4승
막판 추격 김인경 준우승

1988년 구옥희 첫승 이후
韓선수 167승·교포 32승

호주교포 이민지(22)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LPGA 볼빅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생애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한국인과 한국계의 LPGA투어 누적 승수는 199가 됐다. 1988년 구옥희(2013년 사망)가 스탠더드레지스터컵에서 첫 승을 거둔지 꼭 30년 만이며, 최나연(31)이 2011년 사임다비말레이시아에서 100번째 우승을 거둔 지 7년 만이다. 한국 국적 선수는 167승, 한국계 교포는 32승을 거뒀다.

이민지는 2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이민지는 단독 2위 김인경(30)에 1타를 앞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스물두 번째 생일을 맞은 이민지는 트로피와 함께 우승상금 19만5000 달러(약 2억1000만 원)를 생일선물로 받았다. 이민지는 2016년 10월 블루베이LPGA 우승 이후 1년 7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다.

김인경은 10, 11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데 이어 13번과 15번 홀(이상 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아 순식간에 4타 차이를 따라잡고 공동 선두가 됐다. 이민지는 그러나 공동 선두를 허용하자마자 14번 홀(파5) 버디로 달아났고, 김인경은 15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범했다. 흐름이 다시 이민지로 옮겨가는가 했으나 김인경이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이민지는 17번 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면서 한 홀을 남기고 둘은 다시 동타가 됐다. 긴장된 순간이었지만 이민지는 18번 홀(파5)에서 침착하게 버디에 성공하며 연장 없이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확정지었다.

교포 2세인 이민지는 2012년 US여자 주니어 챔피언십 우승 당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1), 한국계 앨리슨 리(23), 에리야 쭈타누깐(23·태국)을 매치플레이로 연달아 물리치고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2014년 LPGA투어 퀄리파잉 스쿨 최종전을 1위로 통과해 프로로 전향했다. 호주에서 태어났지만 한국말이 유창한 이민지는 교포로는 드물게 2014년 12월부터 국내기업인 하나금융그룹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티칭프로 출신인 어머니(이성민 씨)의 영향으로 이민지의 2살 터울의 남동생(이민우)도 호주 골프국가대표로 활동 중이다. 이민우는 27일 끝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300m가 넘는 장타력을 선보였고, 올 가을 프로로 전향한다.

시즌 첫 다승에 도전했던 휴젤 JTBC-LA오픈 챔피언 모리야 쭈타누깐(24·태국)은 선두에 2타 뒤진 14언더파로 3위, KIA클래식 우승자 지은희(32)는 10언더파로 공동 10위에 자리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