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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29일(火)
CVID와 CV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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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북핵 폐기 방법론과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가 불변의 원칙으로 제기된 이후 ‘완전한’을 뜻하는 ‘CVI’에 대상을 붙이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CVID는 완전한 비핵화(CVI + Denuclearization) 또는 완전한 핵 폐기(CVI + Dismantlement)의 약자로 통용되는데, 전자보다 후자가 더 구체적으로 핵무기 및 시설 해체의 뜻을 담고 있다. 북한에 대한 완전한 체제 보장은 CVI + G(Guarantee), 북한과의 완전한 관계 정상화는 CVI + N(Normalization)으로 쓰인다. ‘CVID + CVIG = CVIP’라는 공식도 있다. 북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이 이뤄질 때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 CVI + P(Peace)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8일 상원 답변에서 “평양방문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핵화 조건으로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CVID 하면 CVIG 해주는 방안을 협의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CVID에 대한 미·북 인식 차만큼이나 CVIG에 대한 접근법도 차이가 있다. 미국은 대북 제재 해제 및 민간투자 지원 등을 통해 북한이 경제적 번영을 이루도록 하겠다는 경제적 CVIG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반면 북한은 평화협정, 주한미군 철수, 나아가 김정은 정권 보장 등 안보적 CVIG를 염두에 두고 있다. 김정은 체제에 대한 보장을 외국이 해준다고 해서 그 정권이 존속되리라는 법은 없다. 경제 위기나 식량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국제사회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고, 내란이나 폭동이 났을 땐 내부적으로 체제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정은 체제의 보증수표는 핵 문제 해결을 통해 정상국가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미 한반도 전문가 셀리그 해리슨(1912∼2016)은 ‘북핵 해법은 미·북 관계 정상화’라며 CVIN이란 표현을 처음 사용한 인물이다. 그는 1990년대 1차 북핵 위기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에게도 이 같은 해법을 제언한 인물로 유명하다. 해리슨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것을 보고 CVIN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는데, 북한은 2017년 김정남 살해사건 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 외부에 CVIG를 요구하기에 앞서, 스스로 CVIN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북한이 수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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