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컨트롤타워’ 뒷말 무성… 靑참모·관료 다툼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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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김동연 ‘대립각’와중
靑, 장실장 편드는 발언 논란
‘부처 패싱’ 우려 재점화 계기
“靑 군림하는 모습 적폐” 지적

청와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논란으로 첨예한 각을 세웠던 장하성(왼쪽 사진) 정책실장과 김동연(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가운데, 장 실장의 손을 들어주며 ‘경제 컨트롤타워’로 내세우는 듯한 발표를 하는 바람에 빈축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청와대의 참모진과 정통 경제 관료들 간 ‘전쟁’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청와대는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를 마친 뒤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장 실장이 주도해 관련 부처 장관들과 함께 경제 전반에 대해 회의를 계속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치 김 부총리를 무시하고 청와대가 앞으로 경제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인상을 줬다.

이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자 청와대는 “앞으로 장 실장이 주도해”라는 부분을 “장 실장과 관련 부처 장관들이 함께”로 수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동안 청와대가 ‘경제 컨트롤타워는 경제부총리’라고 강조해온 것과는 배치된다.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 안팎에서는 이제 장 실장이 경제 정책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6·13 지방선거’ 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각의 방향을 암시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았다.

사실 청와대는 그동안 ‘정책은 내각 우선’이라면서도, 각 부처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자주 연출했다. 힘의 균형에서 우위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정부 직제상 엄연히 ‘부총리’이고, 청와대 정책실장은 ‘장관급’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들이 본분을 잊고 정부 부처를 ‘패싱(건너뛰기)’하려는 성향이 부지불식간에 나타났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장 실장을 필두로 홍장표 경제수석과 반장식 일자리수석 등은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부진은 무관하다”고 주장해 전문가들로부터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부총리는 ‘직관’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해 각을 세운 바 있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확고해야 시장에 일관된 신호를 줄 수 있고, 대외 신뢰도 쌓을 수 있다”면서 “청와대가 마치 내각 위에 군림하는 인상을 주는 것이야말로 구습이자 적폐”라고 비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