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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푸드 플러스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30일(水)
참외, 황금빛 진하고 줄무늬는 선명… 여름 여왕, 참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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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빛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참외. 단맛을 원한다면 조금 작은 것, 아삭함을 원하면 조금 크고 더 단단한 것이 좋다. 두 가지를 다 원한다면 300g 정도의 참외가 무난하다. 김선규 기자 ufokim@
단맛 좋아하면 작은 것 고르고
아삭함 선호땐 크고 단단한 것
둘다 원할땐 300g짜리가 무난
물에 띄워 푹 가라앉으면 불량

박과 식물 속하는 달달한 오이
수분 함량 높고 열량은 낮은편
칼륨 풍부… 나트륨 흡수 줄어
씨는 소화 안되고 그대로 배설


한적한 시골길 원두막. 초록 잎 사이로 샛노란 참외가 한참 익어간다. 한밤중에 참외 서리 오는 꼬마들이 밭둑 너머 어른댔다. 집 부채로 모기를 쫓던 원두막 주인은 살금살금 참외밭으로 기어가던 아이에게 말한다. “얘야, 참외 넝쿨은 밟지 말고 잘 익은 거 하나만 따다 나눠 먹어라.”

참외는 값이 크게 비싸지 않아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친근했다. 한여름철이 되면 도시에는 지게에 지거나 머리에 인 참외 장수가 집집이 찾아왔다. 시골에서는 보리쌀과 바꿔 먹기도 했다. 목마른 나그네가 원두막에서 쉬면서 공짜로 얻어먹기도 하던 참외였다.

이제 참외는 계절과 관계없이 먹을 수 있다. 샛노란 참외를 보면 눈이 먼저 즐겁다. 겉모습 못지않게 청량한 맛과 달콤한 속살에 부드러운 향기가 입안에서 온몸으로 번져 맛과 향과 만족감에 취한다. 아삭하는 소리와 시원한 느낌은 서양 멜론이 참외를 따를 수 없다. 참외 맛은 오이 맛에서 멜론 맛까지 넓고 오묘한 맛이 어울려 참외만이 지닌 아주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최근 우리나라 참외 시장은 경북과 대구가 95%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성주 참외가 제일 많다. 참외 하면 주산지 경북 성주를 떠올리는데, 1년 중 가장 먼저 출하하는 날짜가 화제다. 올해는 성주 참외가 한겨울인 1월 3일에 첫선을 보였다.

참외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참외는 열매를 먹는 채소인 과채류로 분류한다. 수박, 오이, 호박, 토마토, 딸기, 가지가 과채류다. 수박, 오이, 호박과 함께 참외는 박과(科) 식물에 속하는데 오이와 가까운 사이다. 참외의 외는 오이를 뜻한다. 그래서 박과 식물에 속하는 달달한 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참외를 선택할 때는 속에 물이 차 있거나 조직이 물러서 갈변한 것, 발효된 냄새가 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물찬과, 발효과라 불리는 이런 불량품은 겉으로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유통 과정이 아닌 생산 과정에서 이미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생산지에서 잘 선별하지 않으면 골라내기 어렵다. 품종 영향도 있고 재배 조건에 따라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햇빛이 부족하거나, 영양분이나 수분이 많은 것이 원인이다.

발효과나 물찬과는 무겁기 때문에 물에 띄워 많이 가라앉는 것이 불량품일 가능성이 높다. 금싸라기은천 참외는 물에 띄워 가로줄 세 개가 보이면 정상과다. 유통 중 검품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걸러내기도 하므로 살 때 믿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하겠다.

농협유통 농산팀 윤경권 팀장은 “신선한 참외를 고르는 것이 첫 번째”라며 “색깔이 황금빛으로 노랗고 진할수록 품질이 우수하고 당도가 높다”고 말한다.

윤 팀장에 따르면 꼭지와 표면이 시들지 않았는지, 참외 고유의 모양과 진한 색깔이 있는지, 참외 줄이 선명한지도 중요하다. 얼마나 익었나 알려면 단단한 정도와 참외 고유의 향이 느껴지는지를 봐야 한다. 또 단맛을 원한다면 조금 작은 것을 선택하고 아삭함을 원하면 조금 크고 더 단단한 것이 좋다. 두 가지를 다 원한다면 300g 정도의 참외가 무난하다. 속이 상한 발효과는 들어봐서 무겁거나 물이 차 출렁이는 느낌이 드는데 이런 것은 피하면 좋다.

참외는 되도록 오래 보관하지 말고 신선한 상태로 바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금방 먹을 참외는 신문지에 싸서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며칠 더 둬야 한다면 밀폐용기나 비닐로 싸서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냉장고에 보관한다. 습도 유지가 중요하다. 냉장고에 뒀다 먹으면 청량감을 더 느낄 수 있어 좋다.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수분이 증발하고 참외 표면에 거무스름한 반점이 생긴다. 조직이 물러져 아삭거림이 없어지고 식감이 떨어진다. 쌀 때 사서 보관하면서 먹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신선한 것을 사되 다 먹지 못하게 되면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며 보관하면 좋겠다.

참외는 후식으로 많이 먹는데 갈증이 나고 시원함이 그리울 때 언제든 먹어도 부담이 없다. 수분 함량이 높고 열량이 낮기 때문이다. 참외 한 개는 김밥 한 줄과 무게가 비슷한데, 김밥 한 줄은 참외 서너 개와 열량이 비슷하다. 포만감을 느껴 다른 음식 섭취가 줄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겠다. 또 참외는 우리나라 식생활에서 칼륨 공급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륨 섭취량을 늘리면 나트륨 흡수가 줄어든다. 단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씨를 먹는 게 좋을까, 아닐까. 배 속에서 참외 씨가 싹튼다거나 장에 상처를 내고 염증을 일으키지 않을까 상상도 해봤을 것이다. 그런 걱정이라면 안심해도 좋다. 참외 씨는 소화가 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된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김규언(소화아동병원 병원장) 박사는 참외 씨로 인한 상처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례는 없다고 한다. 장에는 두툼한 점막이 있어서 웬만한 가시가 있다 하더라도 상처가 나는 일은 드물다고 한다. 참외 씨는 서양 멜론 씨와 달리 크기도 작고 거부감도 적어 그대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르지만 먹는다 해도 건강상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참외 속이 변했거나 상한 것은 조심해야 한다. 참외 씨가 거북하다면 크기가 작은 참외를 고르면 된다. 씨가 덜 여물어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육종 전문가들은 씨 적은 참외는 가능하나 씨 없는 참외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도 우리 정서에는 그 옛날 ‘우리 참외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다. 자급자족 시대에 텃밭이나 다른 밭 자락 한쪽에 참외를 길러 제례나 집안 행사에 쓰고 후식으로도 즐겼다. 종류도 개구리참외, 청참외, 강서참외, 열골참외 등 많았다. 어떤 참외건 서민들은 참외를 바구니에 담아 우물에 걸어놓았다가 저녁에 모깃불 옆에서 깎아 먹으며 한여름 더위를 식혔다.

신구대 식품영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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