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이탈리아 정국… 흔들리는 글로벌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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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 은행株 줄줄이 폭락
다우도 1.58% 하락한채 마감
美, 對中 관세 폭탄 강행 방침
국제유가 연속 급락 등 악재
유로화 한때 10개월만에 최저

유럽 내 4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의 정정 불안이 유로존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29일 이탈리아의 주요 은행주는 물론 유럽 각국 증시와 미국 증시까지 폭락하며 ‘검은 화요일’을 연출했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세력의 득세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장 불안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은행 주가는 5.6% 하락했고 UBI은행은 4.9%, 인테사상파올로은행은 4.1% 폭락했다. 밀라노 증시 FTSE MIB 지수도 오전 한때 3% 넘게 빠지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유럽 주요 은행 및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프랑스 BNP파리바스은행과 독일 코메르츠은행은 각각 4.5%, 4.0% 급락했다. 증시도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려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는 전일 대비 1.53% 하락한 12666.51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 CAC 40 지수도 1.29% 내린 5438.06,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도 1.26% 떨어진 7632.64로 종료됐다.

스페인도 1년 만에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불신임 투표에 직면하며 난관에 봉착했다. 스페인 산탄데르은행 주가는 5.4%, 마드리드 증시 IBEX 35 지수는 2.49% 떨어졌다. 유로화 가치도 연일 하락세다. 유로화는 이날 장중 한때 1유로당 1.1510달러까지 급락해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발 금융시장 불안은 대서양 너머 뉴욕증시까지 흔들고 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1.64포인트(1.58%) 떨어진 24361.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장 대비 31.47포인트(1.16%), 나스닥 지수는 37.26포인트(0.50%) 떨어진 7396.59에 장을 마감했다.

이탈리아 정정 불안이 글로벌 증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세계적 신용 경색으로 확산돼 은행들이 보유한 담보가치마저 하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재차 강조하고, 국제 유가가 2거래일 연속 급락하는 등 다른 악재들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시장 불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는 포퓰리즘 세력 득세로 갈수록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이탈리아 정치 상황이 꼽힌다. 포퓰리즘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 연정이 주세페 콘테 총리 후보자를 통해 반(反)유로화 성향의 파올로 사보나 경제장관을 지명하자 이탈리아 투자자들은 채권, 주식 등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