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등기이사 겸직’ 심각… SM그룹은 혼자서 36개

- CEO스코어 320명 조사

39명이 5개 이상 겸직해와
私益악용·부실경영 등 우려

국내 100대 그룹 오너 일가가 계열사 등기이사를 지나치게 많이 겸직하고 있어 부실 경영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무려 36개사 등기이사를 맡아 최다를 기록했고, 아이에스동서와 신안그룹이 뒤를 이었다.

3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3월 말 기준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오너 일가 중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3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36개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등재돼 1위에 올랐다. SM그룹의 우 회장은 총 68개 계열사 중 절반이 넘는 36곳(52.9%)의 등기이사를 겸직 중이다.

조사대상 중 5개사 이상의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등록된 오너 일가가 총 39명으로 집계됐다. 문어발식의 과다 겸직은 오너 일가의 이익을 부풀리는 데 악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실경영 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순위를 보면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이 17개로 2위, 박상훈 신안 대표가 금융부문 15개로 3위,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와 박순석 신안 회장이 각 14개로 공동 4위, 김영훈 대성 회장이 13개로 5위에 오르며 톱5를 형성했다. 특히 신안그룹의 경우 전체 계열사 22개 중 박순석 회장과 장남 박훈 사장, 차남 박상훈 이사, 사위 이진철 등 오너 일가 4명이 10개 이상 계열사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어 박훈 휴스틸 사장과 이진철 신안 총괄사장(각 12개), 김정주 대성홀딩스 사장(11개),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10개) 등 10명이 10개 이상 계열사 등기이사를 겸직 중이다.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은 7개사의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6년간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것이 국내 항공법 위반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