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의 문화유산 가치 재조명… 총회 최초로 개최지 이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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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선언’ 채택

‘2018 세계등대총회’에서는 총회 최초로 개최 지역 이름을 딴 선언인 ‘인천선언’이 채택될 예정이다.

인천선언은 인류의 건축, 항해, 재료, 산업, 해양 기술과 함께 사회, 환경, 문화, 지역적 특성이 스며 있는 등대를 세계해양문화유산으로 보고 등대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또 후손들까지 등대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보존·활용하는 정책을 회원국들이 시행할 것을 권장하는 내용도 담긴다. 이번 인천선언은 선박항해 장비 발달과 정보통신기술 발전으로 전통적인 항로표지인 등대의 기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했다.

현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등대는 ‘헤라클레스의 탑’이라고 불리는 스페인의 ‘라 코루냐 등대’다. 1세기경 건립된 로마 시대의 등대로 지금도 등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등대다. 프랑스는 17세기 초에 건립돼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인 ‘코르두앙 등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잠정등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근대식 등대의 역사는 115년 정도다. 1903년 인천에 건립한 ‘팔미도 등대’(사진)가 현재 가장 오래된 근대식 등대다. 해양수산부는 고증을 거쳐 원형이 일부 변경된 팔미도 등대를 지난해 복원했다. 구한말에 건립된 등대 15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복원 계획을 수립해 문화재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김영신 해수부 항로표지과장은 “우리나라 근대 등대의 시초가 있는 인천에서 세계 등대문화유산 보존 및 관리에 대한 인천선언을 채택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매우 크다”며 “향후에도 세계 등대문화유산 포럼, 등대문화유산 스탬프 투어 등 후속 사업을 통해 등대를 활용한 해양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선언 채택 외에도 이번 총회에서는 일반 국민이 등대 등 항로표지와 가까워질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총회가 열리는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 1층에서는 ‘세상을 바꾼 빛’이라는 주제로 등대유물전시회가 폐막 날인 6월 2일까지 무료로 개최된다. 회원국들이 기증한 항로표지 관련 유물 및 전시품과 국내 소장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항로표지 전문가와 공지영 작가 등이 초빙되는 ‘토크콘서트’도 등대유물전시회장 내에서 31일까지 무료로 열린다.

참여 어린이들에게는 등대엽서, 캔들 등 다양한 선물이 제공된다. 6월 2일에는 인천남항 국제여객부두에서 세계와 소통하는 유리병 편지를 형상화한 기념 등대 점등식도 개최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