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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Consumer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31일(木)
매크로까지 동원한 온라인 암표…‘9만9000원 → 60만원’ 폭리 횡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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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티켓 불법거래 기승

나훈아·워너원 등 인기 공연
예매 시작 3분도 안돼 ‘매진’
팬들 결국 웃돈 주고 표 구해

인터넷 거래 사이트에 버젓이
“중앙쪽 두 자리 장당 30만원”
매크로로 싹쓸이하는 업자도

“적발되면 티켓 취소” 엄포에도
현실적으로 법적 제재 어려워
‘과태료 부과’ 법안은 계류중


경남 창원시에 사는 김모(48) 씨는 지난 10일 부모님에게 가수 나훈아의 창원 원정 공연 표를 선물하기 위해 공식 판매사이트인 ‘예스24’에 접속했다. 표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전날 회원 가입을 하고 예매 및 결제 방법 등을 숙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기에 성공을 자신했다. 예매가 시작된 10일 오전 10시 곧바로 좌석 3개를 예매하려 했다. 하지만 수백 석인 무대 앞 구역 좌석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었다. 좌석 1개라도 확보하기 위해 남아 있는 좌석을 연신 클릭했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예약 중이라는 메시지가 뜰 뿐이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낸 지 3분 정도가 지나자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

결국 김 씨는 같은 날 오후 인터넷 중고상품 거래 사이트를 뒤져 A 씨에게 장당 5만 원을 더 얹어주고 R석 3장을 구매해야 했다. 김 씨는 자신의 카드로 A 씨가 잡아둔 좌석 결제를 했고, 웃돈은 따로 A 씨에게 송금했다. 경남 창녕군에 사는 이모(40) 씨도 부모님을 위해 나훈아 공연 표를 구매하려 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예매가 마감되는 바람에 선물을 포기해야 했다.

▲  지난 17일 인터넷 공연티켓 거래사이트에 좌석 위치와 웃돈을 반영한 티켓당 가격이 적힌 ‘성시경 콘서트’ 티켓 판매 글이 줄줄이 게시돼 있다.
기자가 김 씨에게 공연티켓을 되판 A 씨와 접촉한 결과, A 씨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물이었다. 나훈아의 공연이 전국적으로 인기가 많을 것으로 보고 예매사이트에 접속해 표를 확보한 것이었다. A 씨는 “처음에는 표를 구하다 예매표 확보 방법을 알게 됐다”며 “나는 개인이고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활용해 표를 대량으로 잡아두는 업자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나훈아, 워너원, 성시경, 조용필 등 유명 대중 가수들의 공연 암표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인터넷 거래사이트 등에서 정가 9만9000원짜리 표를 6배나 되는 60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암표상들이 인기 공연 표 예매를 독식하다시피 하면서 일반인들은 예매 사이트에서 표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아졌다. 예매업체와 기획사 등이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암표상들을 근절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구매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얹어 비싼 가격에 표를 구입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 인터넷 공연 티켓 사이트에는 ‘나훈아 창원공연 오후 7시 30분 무대 중앙쪽 두 자리 장당 24만∼30만 원’이란 글이 올라와 있었다. 해당 좌석은 정가 16만5000원이지만 훨씬 비싼 가격에 팔겠다며 배짱을 튕긴 것이다. 특히 이 사이트의 나훈아 창원 공연 암표 판매 글은 티켓 예매가 시작된 지난 10일 오전 10시 12분부터 올라오기 시작해 이날까지 160여 개나 올라와 있었다.

또 다른 인터넷 거래 사이트에서도 나훈아 창원 공연 암표 판매 글 250여 개를 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서울(3월 23∼25일), 부산(4월 13∼15일), 대구(4월 20∼22일) 등 나훈아의 전국 순회공연 때마다 터무니없이 비싼 암표가 인터넷에서 거래됐다.

나훈아의 공연에서만 문제가 불거진 건 아니다. 오는 6월 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워너원 월드투어’ 스탠딩·지정석 R석(9만9000원)의 경우 “60만 원에 판다”는 글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19일 열린 ‘2018 조용필&위대한 탄생 50주년 전국투어 대구 공연’ VIP 티켓(15만4000원)은 장당 19만9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또한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성시경 축가’ 공연도 “S석(9만9000원)을 20만2500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이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자 구매 의사를 표시하는 답글이 금방 달리기도 했다.

이처럼 암표가 극성을 부리자 공연표 전문 판매 업체인 예스24는 “지정 예매처를 통하지 않고 타인으로부터 양도받거나 개인 거래, 인터넷 거래 사이트 및 기타 수단을 통해 구매한 표는 취소 및 환불이 안 되고 불법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예매 취소와 함께 법적 제재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실제 법적 제재가 가해진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스24 공연담당자는 “한 달간 회사에 접수된 프리미엄(웃돈) 거래 신고는 1000건에 달하지만, 확인이 어려워 실제 취소로 이어지는 것은 10% 정도에 불과하다”며 “온라인에서 암표 거래를 제재할 근거가 없고, 먼저 예매한 표를 따로 다시 거래하는 사이트까지 있어 선량한 고객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공연이나 운동경기 표를 산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행위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보통신망에서 매크로를 이용해 구입한 표를 매입 가격 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할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공연법 일부 개정안’과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 2월 발의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교문위에 계류 중이다. 전 의원은 “공연장이나 경기장 인근에서 암표를 판매할 경우 경범죄로 처벌되지만, 인터넷을 통한 암표 판매는 단속 근거 부재로 통제되지 않고 있어 속히 법을 정비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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