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같이 땀흘렸던 운동회 연습 그리워… 하늘서 보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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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회장賞 홍가연 양

박애옥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홍가연이에요.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거 같아요. 선생님과 함께한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나네요. 선생님을 제 초등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으로 잠깐 만났지만, 7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선생님이 계속 생각나고 많이 보고 싶어요.

선생님과 함께했던 추억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지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요. 점심시간에 선생님 손을 잡고 예쁜 꽃들을 보며 운동장을 산책했던 것, 즐거운 소풍에서 선생님과 함께 도시락을 맛있게 나누어 먹었던 것, 제가 제일 좋아했던 선생님의 ‘즐거운 생활’ 수업들 모두 기억나요.

특히, 선생님과 함께 준비했던 운동회 응원 연습이 가장 생각나고 그리워요. 춤추는 걸 정말 좋아하는 저는 응원 무대에서 맨 앞에 서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제 손을 붙잡고 담당 선생님께 “가연이 정말 잘해요. 얘도 앞에 세워 주세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의 간절한 눈빛이 선생님께도 전해졌나 봐요. 저는 그때 선생님께 정말 감동했어요. 그리고 선생님 덕분에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에게 용기를 주셔서 감사해요. 또 수업시간에 발표하면 선생님이 환하게 웃으시며 칭찬해 주시던 게 생각나요. 선생님이 저를 향해 웃어 주시는 게 너무 좋아서 발표를 열심히 했었거든요. 쉬는 시간에는 선생님이 매일 동요를 틀어주셨는데, 지금은 선생님과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워요.

선생님, 제가 어느 날 놀이터에서 친구와 배드민턴을 하며 놀고 있었는데 엄마가 급히 저를 부르셨어요. “가연아, 담임선생님께서 하늘나라에 가셨어. 학교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시다가 과로로 쓰러지셨대”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정말 놀랐어요. 학교에 가면 매일 볼 수 있었던 선생님을 한순간에 만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슬펐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어요. 얼마 남지 않은 운동회에서 제가 응원 무대에 서서 신나게 춤추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옆 반 선생님께서 선생님이 제 이야기를 평소에 자주 하셨고 저를 많이 사랑하셨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저희 반 아이들 대표로 선생님의 장례식장에서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를 읽었어요. 제가 썼던 편지를 다시 읽어보니 그때가 떠오르며 마음이 아파 와요.

지금은 선생님을 찾아뵐 수도 없고, 선생님께 제 마음을 직접 표현할 수도 없지만, 하늘나라에서 이 편지를 읽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이 예전에 저에게 찬송가를 불러달라고 하셨는데 기억나시죠? 제 꿈에 찾아오시면 그때 불렀던 ‘예수께로 가면’이라는 찬양을 다시 불러드리고 싶어요. 많이 그립고 보고 싶어요.

선생님, 저에게 주셨던 그 크신 사랑과 소중한 가르침, 오래도록 잊지 않을게요. 선생님처럼 꼭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선생님 덕분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선생님을 만난 것이 제게는 정말 소중한 선물이에요. 정말 감사하고 존경해요. 많이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박애옥 선생님께. 풍성초 2-1 제자 홍가연 올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