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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1일(金)
국회 통과 ‘최저임금법 개정안’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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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집회 참석자들이 최저임금법과 관련해 대통령 거부권 발동을 요구하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달 28일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골자로 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있다. 국회의장석 옆 전광판에 법안이 가결됐음을 알리는 화면이 떠 있다. 연합뉴스
상여금 月 최저임금의 25% 초과분 포함… 주휴수당 제외
勞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使 “효과 한계”… 모두 불만족

최저임금 역대 최고폭 오르자
中企 등 경영부담 호소에 확대

복리후생비 7% 초과분도 포함
최저임금 산입범위 첫 확대

지급주기 1개월 넘는 상여금
점심 식사 등 현물급여도 제외

노동계 “개악”… 총파업 예고
재계 “양극화 해소 도움 안돼”

與, 자영업자 민심 이반 우려
勞반발에도 강력히 밀어붙여

文대통령‘1만원 공약’엔 호재
내년에도 두자리 인상 가능성


지난달 28일 국회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1988년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됐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개정안에 맞춰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고 결정할 전망이다. 노동계는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결정에 즉각 반발하며 강경 투쟁에 돌입했다. 경제계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과거보다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갈등 속에서 임금 양극화를 비롯한 노동·사회문제를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뜨겁게 이는 가운데, 사업장에선 달라진 산정 기준으로 임금을 계산하느라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배경

올해 최저임금은 2017년(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이다. 이는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의 인상률이다. 갑작스러운 인건비 상승에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경영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정부 내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대두됐다. 긴급하게 3조 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이 마련됐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내 임금체계가 선진국에 비해 기본급 비중이 작고 상여금 비중이 커 상여금의 실질적인 기능이 기본급과 차이가 없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각종 수당, 상여금 등을 합해 최저임금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도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 대상이 돼 임금 양극화를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이 제기된 이후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오랜 시간에 걸쳐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논의해 왔으나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지난 3월 국회로 공을 넘겼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3개월간의 협상 끝에 지난달 25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합의했고, 이후 국회 본회의 통과로 이어졌다.

2 상여금 산입방식은

지금까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는 임금은 기본급·직무수당·직책수당 등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뿐이었다. 상여금이나 연장·야간·휴일수당, 복리후생 임금 등은 산입범위에 빠져 있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현금으로 지급하는 복리후생 임금(식대·숙박비·교통비 등)이 해당 연도 월 최저임금액의 각각 25%와 7%를 초과할 경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올해 최저임금(월 157만 원) 기준으로 매월 상여금이 39만3000원을 넘거나 복리후생 수당이 11만 원을 넘으면 그 초과분이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월급 150만 원을 받고 매월 상여금을 50만 원, 복리후생 수당을 15만 원 받는다면 기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따를 시 최저임금을 위반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상여금 중 10만7000원, 복리후생 수당 중 4만 원은 최저임금으로 간주해 계산하므로 총 164만7000원을 월급으로 받는 셈이어서 최저임금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기업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 상여금·복리후생비 포함 근거

월별로 받는 정기 상여금 중 25%를 초과하는 부분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게 된 이유는 연 소득 2500만 원 이하의 근로자를 최저임금 혜택을 받는 근로자로 봤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기준(월 157만 원, 연 1884만 원)으로 봤을 때 연 300% 수준의 상여금(471만 원)을 받는 근로자까지가 이에 해당한다. 300%를 12개월로 나누면 25%다. 즉 1년에 최저임금 월급 기준에 300% 상여금을 받는 근로자까지는 산입범위 대상자가 아닌 셈이다. 여기에 여야 간 협상 과정에서 상여금뿐만 아니라 복리후생 수당도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중식비 비과세소득(10만 원) 등을 감안해 7%란 기준이 결정됐다. 산입범위는 매년 단계적으로 확대돼 2024년에는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 전액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될 예정이다. 정기 상여금의 경우 2020년 20%, 2021년 15%, 2022년 10%, 2023년 5%를 거쳐 2024년에는 0%가 된다. 복리후생 수당은 2020년 5%, 2021년 3%, 2022년 2%, 2023년 1%를 거쳐 2024년에는 0%가 된다.

4 산입범위서 제외된 수당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 과정에서 주휴수당은 제외됐다. 주휴수당은 1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시간을 충족하면 지급하는 유급휴일에 대한 수당을 말한다. 시급 외 주휴수당 지급에 부담을 느낀 영세소상공인은 “주휴수당을 주지 못하면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주휴수당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근로자에게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고,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여기에 주휴수당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서 제외됨에 따라 중소기업과 영세소상공인은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까지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는 복리후생 수당은 ‘통화’뿐이다. 최저임금법 개정안 제6조 제4항 제3호에 따라 기숙사, 점심 식사 등 현물 급여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서 제외된다. 지급주기가 1개월 단위를 넘는 상여금도 제외된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정기적·일률적 성격을 강조해 지급주기가 1개월 단위인 상여금만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한다. 따라서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려면 지급주기를 월별로 바꿔야 한다. 다만 개정안에는 사업주가 상여금 총액의 변함 없이 월 단위로 쪼개서 지급하기 위해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는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가 아니라 ‘의견’만 청취해도 가능하도록 예외 조항을 담았다.

5 최저임금법 개정안 특징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최임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안 및 노사 의견수렴 등을 토대로 여야의 논의를 거쳐 결정됐다. 최임위에 따르면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는 상여금 및 숙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한다. 미국, 일본은 상여금은 제외하지만 숙식비는 포함한다. TF는 1개월 단위의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방안을 다수 안으로 채택했으나, 복리후생 임금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포함 여부에 대해선 다수 안을 만들지 못했다. 개정안은 산입범위를 확대하면서도 정기 상여금, 복리후생비 중 각각 최저임금 월 환산액의 25%, 7%를 산입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정기 상여금과 현금성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최저임금 산입에서 제외하고 있어 근로자의 임금 보호 측면에서 더 진전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번 개정안은 저임금근로자의 임금 보장,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부담 완화 사이에 균형을 추구한 것”이라며 “본격적인 최저임금 심의 전에 논의가 마무리돼 내년도 최저임금의 합리적인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6 노동계는 왜 반발하나

정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저임금근로자를 보호하고 중소기업과 영세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도 함께 고려했다고 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키는 개악이라고 반발한다. 노동계는 산입범위 확대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한다고 보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상당 폭으로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만으로 이를 상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저임금근로자의 소득 수준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소득 주도 성장’을 달성한다는 최저임금 인상 취지와는 어긋난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해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최임위 불참을 선언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노총도 정부의 향후 태도에 따라 사회적 대화 참여를 거부할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저임금조합원 602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해 연봉 2500만 원 미만 저임금근로자 10명 중 3명(30%)은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정부는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수익이 줄어드는 연 소득 2500만 원 이하 저임금근로자가 최대 21만6000명으로,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근로자 324만 명의 6.7% 정도라고 전망하는 등 서로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7 재계는 왜 반발하나

경제계는 새 법을 따르더라도 사업장 내 노조가 있는 기업의 경우 여전히 노조 동의 없이는 정기 상여금 지급 방식을 변경할 수 없어 산입범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 근로자가 여전히 혜택을 보는 불공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노조가 없는 기업의 경우 회사가 상여금 지급 주기를 매월 단위로 변경하는 게 가능하지만, 노조가 있는 기업은 단체협약 개정을 위해선 노조의 동의가 필요해 산입범위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개정안은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상여금의 범위를 1개월로 한정했지만 상여금을 2~3개월 단위로 주는 회사도 많아 1개월 단위로 주려면 취업규칙을 바꿔야 하는 게 현실이다. 노조가 있는 대기업에선 취업규칙을 바꾸기가 쉽지 않고, 노사 간 단체협약을 우선 적용하기 때문이다. 노조가 상여금 지급 주기를 2개월 이상으로 하라는 단체협약을 고수하면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무용지물’이 된다.

8 국회, 왜 밀어붙였나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 직전 지지층인 노동계의 반발 속에도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이유는 자칫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자영업자의 민심 이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도 근로자 227만 명이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있는데, 해당 기업주는 불법을 한 것”이라며 “내일 당장 최저임금 1만 원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1000만 명의 범법자가 더 생긴다”고 했다. 중소기업이나 영세자영업자의 지불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발생하는 바닥 민심의 경고음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은 고소득근로자까지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불합리성을 해소할 필요도 있었다고 강조한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연 소득 2500만 원 이하의 근로자는 이번 법에 전혀 손실을 보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9 ‘1만 원 공약’에 미칠 영향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목표 달성이 용이해졌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야당 대표들에게 “1년 해보고 성과를 살펴본 뒤 속도 조절을 할지, 이대로 갈지 결론을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기업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내년 최저임금 상승 폭을 두 자릿수로 유지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차관은 지난달 29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이 정부의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이라는 공약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려도 산입범위 확대로 근로자의 임금 인상 효과는 미미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0 향후 결정 과정에 미칠 영향

법적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기한은 한 달여 남아 있다. 최임위는 이번 국회 결정 사항을 심의에 감안한다는 입장이나 변수는 남아 있다. 노동계는 올해 인상률보다 상승한 수준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경영계는 여전히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피해가 우려된다는 논리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산입범위 확대가 경영계의 요구였던 만큼 정부 입장에선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이란 핵심 공약을 지키는 게 한결 수월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최저임금 심의가 ‘반쪽’이 될 우려도 있다.

노동계의 ‘보이콧’ 움직임으로 파행 위기에 놓인 상황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최임위 공익위원들은 30일 노동계에 위원회 심의 참가를 촉구했지만 기대는 접은 눈치다.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 심의의 파행은 결국 최저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근로자들의 피해를 초래하므로 심의에 참여해 최저임금 결정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법정 최저임금 심의 기일은 오는 28일이다.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정진영·방승배·김윤희 기자 news119@
e-mail 정진영 기자 / 사회부  정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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