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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1일(金)
老정객의 컴백… 왜 ‘올드가이’에 열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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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권좌에서 밀려났다가 야권 지도자로 변신해 정권을 되찾는 ‘올드가이(old guy)’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국민들의 선택 이유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큰 사진은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왼쪽 작은 사진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오른쪽 위는 샤나나 구스망 전 동티모르 총리. 아래는 부패혐의로 수감 중이지만 차기 대선 지지율 1위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AFPAP연합뉴스

경제난·부패에 고통… 결단력있는 해결사 원했다

마하티르, 말레이 경제성장 이뤄
구스망, 동티모르 독립 이끈 國父
룰라, 브라질 복지·성장 쌍끌이

재임 시절 강한 추진력에 향수
정치 개혁에 대한 열망 높아져
세력 커진 중산층, 몰표로 심판


‘왜 그들은 다시 올드가이(old guy)를 선택했나.’

최근 세계 각국에서 은퇴에 내몰렸던 노(老)정객들이 속속 복귀해 다시 정권을 잡고 있다. 지난 5월 9일 열린 말레이시아 총선에서는 마하티르 빈 모하맛(93) 전 총리가 이끈 야권연합 희망연대(PH)가 집권 여권연합 국민전선(BN)을 큰 표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5월 12일 동티모르 총선에서는 샤나나 구스망(72) 전 총리가 이끄는 진보를 위한 변화 연합(AMP)이 49.6%를 득표하며 제1당으로 올라섰고 차기 총리도 구스망 전 총리가 유력하다.

이 밖에 오는 10월 대선을 앞둔 브라질에서는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2) 전 대통령의 옥중 출마 후 당선 시나리오가 가시화되고 있다. 정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인물이 아니라 은퇴해 재야에 물러났다가 야권 지도자로 변신해 정권을 재탈환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5월 3일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대권에 재도전했다 실패하기도 했다.

◇구시대 인물보다 오히려 신뢰성·추진력 떨어지는 현 정치세력=1일 외신 등에 따르면 현지 정치 전문가 등은 노정객들이 귀환하는 가장 큰 이유로 현 정부 지도자들의 신뢰성 결여를 첫손에 꼽았다. 해당 국가 대부분이 경제난 등 국가 위기상황을 겪고 있지만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 만한 신뢰를 현 정부나 젊은 정치인들에게서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복귀한 인물들은 모두 재임 시절 강력한 추진력으로 주목받았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나집 툰 라작 총리의 부패 연루 의혹에 정부 여당의 신뢰도가 추락했고 동티모르는 극심한 빈곤과 부정부패로 정부 정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브라질도 신흥시장을 덮친 경기침체로 정부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올해 브라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2%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룰라 정부 시절인 2010년 전후 8% 이상 고속성장하던 때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반면 실업률은 지난해 3월 13.7%라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이 같은 총체적 난국에 대한 해결사로 유권자들이 ‘결단력 있는’정치인을 원한다는 지적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일본, 한국을 벤치마킹하는 ‘룩 이스트’ 정책, 2020년까지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와와산 2020’을 추진해 높은 경제성장을 이룬 바 있다. 199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국제투기자본을 맹비난하며 자본 통제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구스망 전 총리는 동티모르 독립을 이끌어낸 국부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인도네시아 통치 시절 독립 투쟁의 선봉에 섰고 재임 시절에는 호주 등 강대국과 영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당당하게 맞서 이를 보장받는 등 강한 추진력으로 이름을 날렸다. 룰라 전 대통령도 재임 기간 극빈층에 대한 지원과 교육 수준을 높이는 ‘보우사 파밀리아’ 정책으로 사회적 복지와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계 복귀에는 실패했지만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또한 재임 기간 추진력만큼은 인정받았다.

◇급부상한 중산층, 개혁의 중심에 서다=이들이 집권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과거 집권 시절 사회 주도 세력으로 급부상했던 중산층이 몰표를 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룰라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극빈층에서 중산층으로, 중산층에서 상류층으로 올라간 브라질 인구가 약 6000만 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FT는 이들 모두 룰라 시대 호경기에 대해 ‘향수’를 갖고 있고 이 같은 기대가 룰라 후보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는 과거 마하티르 총리 재임 초기인 1981년 도시 대 농촌 인구비율이 25 대 75였지만, 2010년대엔 급속한 공업화 추진으로 도시 대 농촌 인구비율이 71 대 29로 역전됐다. 상대적으로 경기 변화에 민감한 유권자 수가 급증했고 경제를 살릴 후보에게 표를 집중했다는 것이다. 브라질의 경우 전체 인구의 52%가 경제적 지위 하락에 공포감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구스망 전 총리도 주변국과의 외교권 분쟁에서 국익을 지켜낸 전력이 있어 정체 상태인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산층 확대는 교육 수준의 향상으로도 이어져 유권자들이 부패에 더 강한 반감을 갖게 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부패가 심한 현 정부에 대한 반대 의사로 개혁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돌아온 구시대 지도자들, 유권자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까=유권자들의 강한 열망에 과거 세대 지도자들이 복귀했지만 이들이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강하다. 마하티르 총리의 경우 본인의 ‘코드 인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BBC방송 등은 과거 정적이었던 안와르 이브라힘에게 총리직 이양을 약속하고 있지만 이전처럼 자신의 측근들로 내각을 채울 경우 다시 정국이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스망 전 총리도 독립 초기와 같은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준우·김현아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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