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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1일(金)
페퍼톤스 ‘롱 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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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저기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작고 낡은 우리들의 비행선/ 언젠가, 어둡고 차가운 폭풍과 끝없는 새벽을 지나/구름 속에 숨겨진 빛을 찾아/텅 빈 창공을 향해 나는 새들/ 거친 바람을 타고 날아올라 끝없이’. 철학적이고 담백한 음악의 모던록 밴드 페퍼톤스(Peppertones)가 2005년 제1집 앨범 ‘컬러풀 익스프레스(Colorful Express)’에 담았던 노래 ‘세계 정복’ 일부다. ‘그곳은 해질 무렵의 어두워진 거리/ 그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고 시작한다.

페퍼톤스는 경기과학고·대전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카이스트 전산학과에 99학번으로 입학했던 1981년생 신재평과 이장원이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를 슬로건으로 2003년에 결성했다. ‘후추처럼 청량한 자극’을 지향한다는 취지로 지은 이름이다. 싱글 앨범 ‘어 프리뷰(A Preview)’로 2004년 데뷔한 이듬해에 내놓은 제1집 수록곡 중에 즐겨듣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노래가 이 밖에도 수두룩하다. ‘헤아리기 힘든 이 먼 길의 끝에/ 어떤 예감도 없이/ 마치 거짓말처럼 서로를 마주할/ 어떤 계절의 어떤 새벽을 찾아/ 깊고 고요한 밤의 안쪽에 서로의 꿈을 꾸는 여행자/ 소리 없이 푸른 달빛 아래/ 그리움만은 잠들지 않고’ 하는 노래 ‘페이크 트래블러(Fake Traveler)’도 그중의 하나다. ‘해안도로’ ‘21세기의 어떤 날’ ‘행운을 빌어요’ ‘청춘’ 등 후속 앨범 수록곡 대다수도, 한번 들으면 중독성을 느낀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모든 발표 곡을 직접 작사·작곡·연주하고, 노래는 더 적절한 객원 보컬을 동원하기도 해온 페퍼톤스의 ‘광(狂)팬’을 자처하는 사람들이다.

‘긴 여행의 끝’을 타이틀곡으로 삼은 4년 만의 새 앨범인 6집 ‘롱 웨이(Long Way)’를 최근 발표한 페퍼톤스는 그 기념 콘서트를 오는 9∼10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갖는다. 공연을 앞둔 이들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위로 비행기가 지나간다/ 괜히 코끝이 찡한 걸 보니/ 난 아직도 사춘긴가 봐/ 그런가 봐’ 하는 2집 타이틀곡 ‘뉴 히피 제너레이션(New Hippie Generation)’을 “백발노인이 돼서도 부르고 싶다”고도 했다. “어딘가로 갈 때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인 기분이 들게 해주는 따뜻한 치유와 응원의 음악이길 바란다”는 이들의 진심(眞心)을 관객 모두 가슴 가득 느끼는 무대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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