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는 KDI? 文 “최저임금 긍정 효과 90%”라는데… 올·내년 일자리 전망 하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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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만 → 20만 중반 → 20만 초반
일자리 추경·근로시간 단축에도
고용상황개선 쉽지 않다고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30만 명대로 예측했던 올해 취업자수 증가 폭을 20만 명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가경정예산과 근로시간 단축까지 시행하고 있는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석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DI는 내년에도 20만 명대 초반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당분간 고용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KDI는 31일 오후 발표한 ‘2018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12월 30만 명대로 예상했던 올해 신규 취업자수를 20만 명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신규 취업자수는 20만 명대 초반으로 더 낮게 전망했다. 2017년 신규 취업자수는 31만6000명이었다. 3년 연속 취업자수 증가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본 것이다. 올해 실업률은 지난해와 같은 3.7%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산업 구조조정까지 겹쳐 고용시장 개선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서비스업, 내년은 제조업과 건설업에서의 부진이 고용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욱 KDI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가 부쩍 증가하면서 서비스업의 고용개선으로 나타날 것으로 봤지만, 소비 수요 증가분의 3분의 1가량이 해외 소비였다”며 “소비의 개선이 국내 서비스업 고용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 영향은 확정되지 않은 정책이라 보고서 분석에 포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KDI는 2018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9%로 지난해 12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예상치(3.0%)보다 낮은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LG경제연구원·한국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원 전망치(2.8%)보다는 높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KDI의 고용시장 악화 전망 배경에는 경기적인 요인과 일자리 정책 실패로도 해석할 수 있는 양면성이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KDI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유지하고 고용시장만 평년보다 크게 낮췄다는 것은 경제환경 변수는 없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일자리 등 추가경정예산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개선 효과가 부진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