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5년전 ‘긴축발작’ 언제든 재연 가능”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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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사
“신흥국 급격한 자본유출 등”

6월 중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2013년과 같은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긴축발작은 선진국의 양적 완화 축소 정책이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증시 급락을 불러오는 현상을 말한다.

이 총재는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2013년 테이퍼 탠트럼 당시 미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신호가 신흥시장국에서의 급격한 자본유출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했다”며 “앞으로 선진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같은 상황이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에도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일부 신흥국 금융 불안의 원인이 됐다”며 “주요국은 자국 정책 변화가 국제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다시 국내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의결문에서 향후 고려 요인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를 1순위로 끌어올렸다. 이 총재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도 “6월 미국 금리 결정이 신흥국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등 주의를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기 후 통화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중앙은행의 또 다른 고민거리로 그는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의 관계 변화를 들었다. 또 중립금리가 위기 전보다 상당 폭 낮아졌다는 우려를 꼽았다. 그는 “중립금리가 낮아지면 정책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줄어든다”며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예상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