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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우리 마을 문화재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5일(火)
임진왜란때 日 유출된 조선 성종 후궁 묘비석… 400년만에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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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동 숙용심씨 묘표

조선조 성종의 후궁이었던 숙용심씨(淑容沈氏·1465∼1515)의 묘표(墓表)는 서울 은평구 진관동 126번지 한옥마을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묘표는 무덤 앞에 세우는 푯돌로 흔히 비석이라고도 불린다. 묘표에는 죽은 사람의 이름, 생년월일, 행적, 묘주 등이 새겨진다.

진관사 찾아가는 고갯길 자락에 묘표가 자리 잡고 있어 예전에는 눈에 잘 띄고 찾기도 쉬웠지만 지금은 주변에 한옥이 빼곡히 들어차 물어물어 가야 한다. 우선 한옥마을 한가운데 천상병, 중광, 이외수 시인의 작품이 전시된 ‘셋이서 문학관’(서울 은평구 진관동 125-29)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바로 옆 골목길을 끼고 50여m 걸어가면 학산루 건물이 보이고 건물 담장 뒤편으로 묘표와 제단이 있는 동산으로 오르는 오솔길이 보인다. 동산은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고, 묘표도 보호를 위해 두꺼운 유리막으로 덮여 있다.

이 묘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해외로 유출된 문화유산이 환수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또 묘표는 성종대왕 후궁 숙용심씨의 묘가 실재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왕실의 유물이다.

숙용심씨는 청송 심씨 출신으로 세조 즉위에 공을 세워 원종공신에 오른 심말동(沈末同)의 딸이다. 성종과의 사이에 영산군과 이성군, 경순옹주, 숙혜옹주 등 2남 2녀를 두었으며 1515년(중종 9년)에 세상을 떠났다. 확실치는 않아도 임진왜란을 즈음해 실전(失傳)되면서 무덤의 위치를 알 수 없게 됐고, 묘표 또한 일본으로 옮겨져 행방을 모르게 됐다.

이후 한참의 세월이 흘러 2000년 한국인에 의해 일본 도쿄(東京) 미나모토구(港區) 다카하시 고레키요(高橋是淸)기념공원에서 묘표가 발견됐다. 다카하시 고레키요는 일본 총리와 대장상 등을 지내다가 1936년 암살된 인물이다. 이성군파와 영산군파 후손들이 묘표를 확인하고 주일 한국대사관 등의 협력을 받아 일본 정부에 반환을 요청했고, 400여 년 만인 2001년 고국의 품에 다시 안겼다.

묘표는 이수(리首), 비신(碑身), 비좌(碑座)로 돼 있다. 이수와 비신은 흰 대리석 하나로 만들었고, 비좌는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이수에는 보통 뿔 없는 이무기를 새기는데 이 묘표에는 뿔 있는 용이 구름무늬 속에 표현돼 있다. 비좌는 2단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에 반출됐던 묘표를 환수해 지금의 자리에 단을 만들어 모신 것이어서 해당 묘역은 당연히 없다.

해외에는 이처럼 무단으로 유출된 문화재가 많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20개국에 모두 17만여 점의 문화재가 유출돼 있으며 그중 일본에만 7만1000여 점이 있고, 미국에 4만6000여 점, 독일에 1만여 점이 흘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중 1만여 점이 정부의 노력으로 환수됐다.

글·사진=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mail 이경택 기자 / 문화부 / 부장 이경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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