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에서 돌파구 찾는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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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反기업·親노조정책에 답답

이재용, AI 등 新성장 확보 주력
박현주, 글로벌 비즈니스 집중
이해진, 해외사업 진두지휘중

최근 들어 주요 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글로벌 경영’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친(親)노조 기조, 기업 부담·규제 등을 강화하고 재벌개혁, 적폐청산 등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한국에서 사업하기가 갈수록 막막해 지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산업계의 시각이다.

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5일 “유례없는 정부 차원의 지배구조 규제 강화 방침과 이에 편승한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으로 경영권 방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친노조 정책과 각종 규제로 인해 신사업 도전과 혁신 성장은 좀처럼 엄두도 낼 수 없는 게 요즘 국내 기업인들의 처지”라면서 “기업의 영속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숙명을 짊어진 총수나 CEO로서는 다들 글로벌 경영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금융계 샐러리맨 신화’ 주인공인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은 지난 5월 12일로 2년 임기가 만료된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대신 국내 경영은 계열사 대표 등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하기로 했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3월 미래에셋대우 홍콩 법인 회장을 맡은 데 이어 5월 13일부턴 미래에셋대우 글로벌 경영전략 고문(GISO) 자리를 새로 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월 석방 이후 해외 출장만 유럽·미국·중국 등 3차례에 올랐으나 국내 공식 행사에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31일 홍콩행 비행기로 출국해 해외 사업 파트너들과 회동 중이다. 이 부회장은 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과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열중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7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25주년을 맞지만 별도 행사 없이 조용하게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올 2월에는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그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맡으면서 주로 일본·프랑스 등에서 머물면서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월 사용자 2억여 명을 모으면서 성공을 거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후속 사업과 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데 매진 중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