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野 ‘全敗 여론조사’ 보고도 비상한 대책 못 내놓나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1주일여 앞두고 발표된 방송 3사의 여론조사는 이번 선거 판세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여론조사 기관 3곳이 12개 국회의원 선거구를 조사한 결과, 야당 후보들은 어디서도 1위에 들지 못했다. 11개 지역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두였고,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1곳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1위였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구는 전국에 고루 걸쳐 있어 지방선거 분위기도 짐작할 수 있다. 선거일까지 1주일 남았고, 여론조사가 크게 틀린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최종 결과는 개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야당 후보 전패(全敗)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엄청난 추가 변수가 없다면 여당 압승 전망이 합리적이다.

야당, 특히 현재 의석 113석인 자유한국당의 최근 모습을 보면 이런 분위기가 이상하지 않다. 친박·비박 이전투구로 ‘질래야 질 수 없다’던 2016년 총선에서 패배하고, 탄핵 사태와 대선 패배로 중도에 정권을 내주고도 새로운 비전·인물·정책을 내세우지 못했다. 대선 패배 뒤 당권을 재장악한 홍준표 대표 역시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공천과 당 운영에도 악수가 수두룩했다. 급기야 홍 대표가 지원 유세를 포기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다른 중진들도 선거 패배 뒤 지도부 교체를 노리고 당권 쟁취에 더 관심을 두는 듯하다. 바른미래당 역시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다.

여당 독주와 야당 지리멸렬은 정치 지형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행정부에 이어 국회와 지방 권력까지 여당이 압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다 보니 사법부와 검찰·경찰까지 권력 눈치를 더 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가 권력의 총체적 편중은 위험하다. 견제 없는 권력은 타락한다. 국민은 이런 위험성을 걱정하고 있다. 야당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라도 ‘비상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진정성을 보여줄 여러 방안이 있을 것이다. 후보든, 당 지도부든 알량한 기득권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 패배하더라도 명분 있게 패해야 재기 발판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