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서 무령왕릉 닮은꼴 전축분 확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충남 공주 교촌리에서 새롭게 발굴된 벽돌무덤(전축분)의 북벽. 연화문(연꽃무늬) 벽돌로 만들어진 무령왕릉과 달리 무늬 없는 벽돌로 만들어져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공주대, 교촌리서 시굴 중 발굴
벽돌은 모두 무늬없는 네모꼴
백제 전축분 새로운 유형인 듯

충남 공주 교촌리에서 무령왕릉과 유사한 형태의 벽돌무덤이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지난 5월부터 공주시와 함께 공주대학교 박물관이 조사하고 있는 교촌리에서 공주 송산리 고분군(사적 제13호) 내 무령왕릉과 유사한 형태의 백제 시대 전축분(塼築墳, 벽돌무덤)이 발굴조사 됐다고 7일 밝혔다.

교촌리 전축분의 존재는 조선시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1530년(중종 25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공주목조(公州牧條) 부분에도 “향교의 서쪽에 무덤이 있는데, 백제왕릉이라고 전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39년 사이토 다다시(齊藤忠)와 가루베 지온(輕部慈恩)등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발굴조사됐으나 임의로 번호를 매기고 대략적인 위치만 표기한 채 구체적인 기록을 안 남겨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공주대 박물관에서 시굴조사를 통해 교촌리 전축분의 위치를 확인함으로써, 또 다른 백제 시대의 전축분이 발견되어 80여 년 만에 재회하게 된 것이다. 새롭게 발견한 교촌리 3호 전축분은 공주 송산리 고분군(사적 제13호) 내 무령왕릉이나 6호분과 같은 터널형의 구조를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령왕릉과 달리 벽돌에 무늬가 없으며, 벽면도 벽돌을 가로로 쌓아서 만들었다.

공주대박물관의 이현숙 연구사는 “교촌리 3호분에 대한 재발굴조사로 백제 전축분의 새로운 유형을 확인했다”며 “무령왕릉 축조를 위한 연습용의 미완성분인지, 아니면 백제 웅진기에 중국식 상장례 도입과 함께 수용된 전축분의 새로운 유형인지, 무령왕릉 이전에 만들어진 왕릉격의 무덤인지 등 구체적인 성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주향교 뒤쪽의 ‘교촌봉’ 정상부에서는 백제 시대 석축 단시설이 조사됐다. 1939년 조사를 통하여 2호 전축분이라고 정의했으나 이번 발굴조사 결과 전축분이 아니라 석축 단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