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발딛고 올라설 그루터기 돼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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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賞 김영준 군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저는 당신의 든든한 장남 김영준입니다.

‘항상 손해 봐라, 희생이 능력이다’라며 어디 가서 때려도 맞고 다니지는 말라는 다른 어머니들과는 달리 희생을 강조하신 어머니. 초등학교 때 키가 작아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당하고 집에 와서 울 때, 그 아이들을 욕하지 않고 기도해 주라며 따뜻하게 안아주시던 어머니. 그때는 모든 어머니가 다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나와 보니 그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어머니 정말 사랑합니다.

삶은 무조건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완주해야 하는 것이라며 지나가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도 가르쳐 주려 하시던 아버지. 그때는 모든 아버지가 다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나와 보니 그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아버지 정말 존경합니다.

시험 보기 전에 잘 보라는 말이 아닌, 못 봐도 되니 최선을 다하라며 현관 앞에서 꼭 껴안아 주시던 어머니. 네가 가지고 있는 그릇에 욕심을 부리며 떡을 채우면 넘쳐버리지만, 그 그릇으로 남을 품어주면 그릇이 점점 커지게 될 것이라며 봉사를 가르쳐 주시던 어머니.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으시고 스스로 자신을 낮추시며 겸손을 몸소 실천해 주시던 아버지. 제가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돌아올 때 아버지는 더 피곤해하시면서, 아들과 대화하는 것을 행복해하며 선잠에서 깨어 어깨를 주물러 주시면서 즐겁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던 아버지.

그동안 제가 높이 올라갈 수 있게 그루터기가 돼 주신 것처럼 이제는 제가 작은 나무가 돼 여름에는 당신들이 쉴 수 있게 작은 그늘이 돼 드리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당신의 흰머리를 아름답게 물들여 드리겠습니다. 겨울과 같은 시련이 와서 제 잎이 다 떨어져도 제 가지를 잘라 따뜻하게 몸 녹일 수 있는 땔감이 돼 드리겠습니다. 마침내 봄이 와 새싹들이 자라면 새싹들에 ‘그때는 다 그런 줄 알았단다’라며 당신들의 사랑과 가르침을 양분으로 공급시켜 아름다운 꽃으로 혹은 늠름한 나무로 자라나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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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