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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7일(木)
자유민주 수호가 진정한 顯忠(현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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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한국외대 교수·국제정치학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이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으리라는 믿음이 있을 때 애국이 가능하다며, 보훈은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해 존경을 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애국과 보훈에 보수·진보가 따로 아니며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유신체제 때 금지곡이었던 ‘늙은 군인의 노래’가 불려 이목을 끌었다. 청춘을 푸른 군복에 바친 한 하사관의 자조(自嘲)와 희망의 마음을 담은 이 노래는 1970년대 이래 대학가에서 줄곧 ‘운동가’로 불렸고, 이를 개사한 노래가 아직도 민중 집회의 장에서 불리고 있다. 현충일 추념식에서 이 노래가 울려 퍼지니 묘한 여운이 느껴졌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피와 땀과 눈물이 있었다. 그러한 과거를 마음에 새기며 오늘을 살아가라는 것이 현충일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 받을 때 나라의 부름에 응해 목숨 바쳐 대한민국을 구한 참전용사들을 더 각별히 기려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또, 그들이 지키려고 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각오도 새로이 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남북관계의 개선 기대만큼 남남갈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태까지 경험한 적 없는 상황으로의 이행 속에서 국민은 그 흐름에 동참할 뿐 그 목적지와 경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따라가고 있다. 더구나 그 길에서 배제된 국민의 한쪽도 있다. 4·27 남북 정상회담 직후 만찬 식단과 초청 인사를 돌아봐도 추모사의 통합과는 거리가 멀었다.

통일을 원하지만, 그 과정에서 남남 간 및 남북 간 통합의 프로세스가 요구된다. 오는 12일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와 ‘체제 보장’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미국이 바라는 비핵화와 북한이 기대하는 체제 보장이 어느 선에서 타협될 수 있을까. 우리가 기대하는 ‘대타협’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갈 길은 멀다. 향후 우리는 불확실성의 5년, 10년, 15년을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 이번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대타협으로 포장될 것이다.

하지만 불완전한 타협이나 실패한 타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어떤 타협이든 미국 의회 내 이견으로 인해 의회 비준 과정에서 난항이 예견되고, 한국 내 보수 진영의 우려로 남북 간 합의의 이행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체제 보장이 북한 주민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묵인을 의미한다면, 이는 북한 독재정권의 연장만 도울 뿐이다. 궁극적으로 통일의 대상과 주체는 김정은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는 ‘존재하는 북한’과 ‘존재하지 않는 북한’을 얘기하는 두 집단이 있다면서, 존재하는 북한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존재하는 북한을 존재하지 않는 북한으로 우리가 만들 수 있는지, 김정은의 ‘신(新)사고’를 확인하며 우리 민족의 미래를 설계할 것인지, 우리는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을 지켜볼 것이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핵 없는 평화’를 얘기하고 있지만, 이제 ‘핵 있는 평화’를 대비해야 할지 모른다. 또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대비해야 할지 모른다. 6·12 미·북 정상회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가 애국심으로 모아지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지켜온 대한민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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