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돈되는 케이블카 설치” 공약

무등산·속리산·소백산 등에
단체장 후보들 “관광 활성화”
경남서만 공약 후보 5 ~ 6명

일부 후보·환경단체선 반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자치단체장 후보들이 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며 ‘케이블카 설치’ 공약을 쏟아내고 있어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케이블카 설치가 선거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선거 후 무분별한 설치와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각 후보 캠프에 따르면 김영우(바른미래당) 광주 동구청장 후보는 “무등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동구 경제의 견인차로 키워가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운행 중인 전국 13개 관광용 케이블카는 모두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무등산 케이블카는 2007년 이후 논의가 멈췄다”며 “국·시비 등 재원이 부족할 경우 대규모 민자유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남에서는 케이블카 신설을 공약한 단체장 후보만 5∼6명에 달한다. 정규헌(바른미래당) 창원시장 후보는 마산 무학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공약했다. 강석우(자유한국당) 통영시장 후보는 현재 통영케이블카 외에 2개(남망산∼도남동, 한산도∼미륵도)를 추가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상기(한국당) 하동군수 후보는 ‘금오산 레저관광 클러스터 구축’ 가운데 하나로 ‘케이블카 유치’를 발표했다. 장충남(더불어민주당) 남해군수 후보는 ‘미조 북항∼망산∼조도 케이블카’를 모노레일·크루즈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에선 박종서(민주평화당) 군산시장 후보가 월명호수∼금란도 간 1.5㎞ 규모의 케이블카 설치를 공약했다. 최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 사태로 지역경제가 최악 상황이어서 관광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후보 간 입장이 충돌하는 지역도 있다. 이항로(민주당) 진안군수 후보가 재임 때부터 밝혔던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 계획에 대해 박수우(무소속) 진안군수 후보는 이를 백지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립공원 속리산·소백산 케이블카 설치에 관한 충북 단체장들의 견해도 엇갈린다. 6·13 지방선거 충북환경연대가 최근 내놓은 ‘백두대간 보전과 속리산 소백산 케이블카 설치 중단’ 제안에 대해 소백산이 있는 단양군의 군수 출마자 중 김광직(민주당) 후보와 엄재창(무소속) 후보는 찬성한다는 의미인 ‘○’를 기재했으나 현 군수인 류한우(한국당) 후보는 답변하지 않았다.

환경단체 반발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으나, 공약한 후보가 당선돼 계획대로 추진할 경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
군산 = 박팔령·창원 = 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