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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8일(金)
“벌타 아까워 무리한 샷… 친 공이 나무 맞고 튀어 얼굴 때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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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옥 티에프산업개발㈜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티에프산업개발㈜ 서울사무소에서 5년째 사용 중인 골프 클럽을 설명하고 있다.
유병옥 티에프산업개발㈜ 대표

친구 4명과 ‘후세인 내기’중
티샷한 공이 언덕으로 날아가
나무 사이로 쳐 홀 노리다 날벼락
큰 부상 피했지만 금새 퉁퉁 부어

골프에 너무 몰입하면 자칫 부상
동반자 위험한 플레이 적극 만류


유병옥(58) 티에프산업개발㈜ 대표는 자신이 친 공에 얼굴을 맞아 하마터면 골프와 영영 이별할 뻔했다. 유 대표는 이런 경험 탓에 “지나치게 골프에만 몰입하다간 자칫 위험천만해질 수 있다”며 자신은 물론 동반자에게도 위험한 플레이를 극구 말린다.

유 대표를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티에프산업개발㈜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유 대표는 대뜸 몇 해 전 자신이 겪었던 섬뜩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친구들과 5인 플레이로 나갔다가 자기가 친 공이 얼굴에 맞는 사고를 당했다. 친구들과 ‘후세인 내기’에 몰입했던 유 대표는 때마침 6번 홀에서 ‘후세인’이 됐다. 이 내기는 전 홀에서 2등을 하면 자동으로 후세인이 돼 다른 4명과 맞대결을 펼치는 방식. 그 홀에서 기록한 스코어에 4를 곱해 다른 4명보다 같거나 적으면 그 홀의 승자가 되는 것. 그런데 이 홀에서 티샷한 공이 언덕 위로 가는 바람에 위기를 맞았다. ‘벌타를 먹고 페어웨이로 내려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1타가 곧 4타를 의미하기에 그냥 치기로 했다. 나무 두 그루 사이로 빼기로 하고 그린과 120m 남았지만 6번 아이언으로 짧게 잡고 낮게 치려고 했다. 하지만 공은 바로 앞 나무를 맞고 뒤로 튕겼고, 피할 사이도 없이 그의 얼굴로 날아든 것. 다행히 선글라스 테 부분과 볼 쪽의 살 부분에 맞아 큰 부상은 피했다. 그 홀만 중단했고, 한두 홀 지나 다시 내기에 합류하며 나머지 홀을 다 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얼굴이 골프공 크기만큼 퉁퉁 부어올랐다. 유 대표는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면서 “이후에는 그런 상황에서는 안전을 생각해 벌타를 받는 편이고, 간혹 동반자에게도 끔찍했던 경험담을 들려주며 벌타 없이 꺼내 치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현대건설에 근무하다 독립해 건설 시행사를 운영 중이다. 충남 태안 현대간척지로 더 알려진 서산 기업도시 내 현대 더 링스골프장 입구에서 골프 빌리지를 직접 건설, 운영하고 있다. 서산 기업도시 내 전체 면적 473만 평 중 지구단위계획에 호텔 숙박시설 1210실을 허가받았고 이 가운데 210실의 인가를 받았다. 1차로 63실을 완공, 지난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기업도시 내에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한국타이어 등 굵직한 기업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어 앞으로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대표는 현대건설 재직 시절이던 1991년 처음 골프채를 잡았지만, 당시만 해도 입사 5년도 채 되지 않은 말단 사원이었다. 유 대표뿐 아니라 동료나 선배들도 ‘골프 친다’고 대놓고 자랑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어서 눈치껏, 쉬쉬하며 골프장에 다녔다. 유 대표가 과장으로 승진한 지 얼마 안 돼 골프에 재미가 붙을 무렵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국내 대표 건설사였지만 외환위기를 피해가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해외로 발령 나면서 가족과 떨어져 있게 돼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생각해뒀던 건설 시행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건설업 면허를 갖고 관공서 관련 공사를 진행했고, 2008년 충남 아산 배방신도시에 중대형 아파트 794가구를 건설했다. 기업도시 내 골프장 건설 당시 매립지에 염도가 높아 골프장 부지에 소요되는 토사를 납품하면서 지금의 숙박부지를 매입해 콘도사업에 착수했다. 현대 더 링스 골프장 입구 앞 콘도는 2015년 기반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3월 정식 오픈했다. 제주 세인트포 골프장과 제휴를 맺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자 눈치 안 보고 골프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인허가 업무와 관련해 공무원을 자주 상대해야 하다 보니 골프로 인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아 한동안 골프를 끊기도 했다. 유 대표가 처음 시행한 아파트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2007년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 남의 눈치 볼 일도 없었고, 골프에 한창 불이 붙었을 때였다. 하지만 레슨 한 번 안 받고 독학으로 골프를 익히다 보니 기량이 느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모임보다는 친구들과 골프장에 다녔다.

유 대표는 독학 골퍼였지만 항상 장타를 날렸다. 50대 초반까지도 드라이버로 230∼240m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잘 맞아야 210m 정도다. 지금은 골프채를 잘 바꾸지 않는 편이지만 예전엔 드라이버에 대한 욕심이 많아 클럽을 자주 바꿨다. 5년 전 거리가 줄어들어 피팅 센터에서 스윙을 체크했다. 스윙 스피드가 현격히 떨어진 사실을 확인한 뒤 ‘현실’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같은 클럽을 사용하고 있다.

유 대표는 2009년 경기 양평의 양평TPC에서 79타를 쳐 첫 싱글 패를 받았다. 이후 1년도 안 돼 경기 광주의 이스트밸리 골프장에서 기록했던 77타가 지금까지 베스트 스코어다. 이글은 몇 차례 경험했지만 아직 홀인원의 행운은 안지 못했다. 유 대표는 “얼마 전 골프를 한 뒤 지쳐 잠깐 자다가 하루에 홀인원과 이글, 사이클 버디까지 기록하는 엄청난 꿈을 꾼 적이 있다”며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꼭 한번은 홀인원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요즘 현장에서 주 4일 정도를 보낸다. 그래서 현대 더 링스 골프장에 자주 나가는 편이다. 직원과 함께 오후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1주일에 2∼3차례 오전 일과를 마친 뒤 라운드하는 편이다. 업다운이 심한 산악형 코스와는 달리 간척지에 만든 평지형 코스여서 처음엔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자주 라운드를 하다 보니 링크스 코스의 새로운 묘미도 느끼고 있다고. 이젠 낯익은 코스여서 다른 곳에서 칠 때보다 몇 타 적게 나온다.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 정도로 스코어도 잘 나오는 편이라며 웃었다.

글·사진=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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