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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Fifty+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8일(金)
“6070 진짜 인생 즐겨라”…‘제2의 청춘’ 전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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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스터디 모임을 갖는 사단법인 한국노인스포츠지도사협회 서울지회 회원들이 임효림(가운데) 서울지회장의 구령에 맞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한국노인스포츠지도사협회

노인들 대상 생활체육 지도
수영·탁구 등 자격종목 55종
나이 맞는 운동요법·웃음치료

“20년전과 지금 60대는 달라
노인위한 사회프로그램 필요”
지도사 대부분이 50~60대

자격증까지 필기-실습 6개월
합격후 복지관 등 강사 활동
시간당 최고20만원 받을수도


지난 4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의 한 건물 사무실. 오후 6시가 넘어 대부분 회사는 퇴근 준비로 분주할 시간인데, 이곳에서는 음식 냄새와 밝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격의 없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음식을 나눠 먹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는 이들의 나이대는 50∼60대. 사단법인 한국노인스포츠지도사협회 서울지회의 회원들이었다.

이날 모인 이들은 약 30명. 매주 월요일이 되면 이곳에서 ‘스터디 모임’을 갖는다. 평소 50여 명까지 모인다는 회원들은 이미 노인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가진 현역 강사다. 하지만 매주 두 차례 정도 만나 서로의 강의 기법을 공유하며 스스로를 개발해 나간다. 서울지회장이자 한국힐링경영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임효림 씨는 “우리는 ‘배워서 남 준다’는 생각을 갖고 강단에 선다”며 “이 자리는 배움에 대한 허기를 채워주는 곳이다.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는 것처럼 2시간 동안 ‘잘 놀고 간다’는 마음으로 즐기며 습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주간 각자 강의를 한다”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관하는 체육지도사 자격증 중 하나인 노인스포츠지도사는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변화 등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해당 자격 종목에 대해 노인을 대상으로 생활체육을 지도하는 사람을 뜻한다.

자격 종목은 수영, 탁구, 등산, 레크리에이션, 족구 등 일상적인 스포츠부터 요트, 우슈, 궁도, 스킨스쿠버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종목까지 무려 55종에 이른다. ‘100세 시대’를 맞은 노인들이 다양한 놀이 문화를 체험하며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하는 것이 목적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신체적·정신적인 변화로 우울증, 만성질환 등을 겪는다. 그래서 노인스포츠지도사들은 정확한 프로그램에 맞춘 운동요법과 웃음치료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모두 챙긴다.

노인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은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유독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몰리는 자격증이다. 자신이 일하던 영역에서 은퇴하거나 ‘제2의 삶’을 꿈꾸는 이들이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스포츠지도사를 만나 힐링을 받은 후 스스로 지도사가 되겠다고 나선 이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현대인의 한 명으로서 ‘노인’의 영역에 가까워질수록 노인을 위한 사회적 프로그램과 이를 수행하는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0여 년 전부터 요가 강사로 활동하다가 이제는 노인스포츠지도사를 비롯해 다양한 자격증을 갖고 있는 임 원장은 “20년 전 60대와 지금의 60대는 다르다”고 단언한다. ‘60대’라는 물리적 나이는 같을지라도 스스로 체감하는 나이와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역시 달라졌다는 의미다. 임 원장은 “20년 전에는 의욕 없이 늙어가며 ‘청춘을 돌려다오’라고 세월을 거스르려 했지만, 지금은 아직 젊은 나이니 ‘청춘을 즐기자’고 한다. 젊은이들에게 ‘너는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다!’라고 자신 있게 외치며 자기 삶을 개척해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노인스포츠지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매년 시행되는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면 된다. 5월 치러지는 필기시험에서는 필수 과목인 노인체육론 외에 스포츠심리학, 운동생리학, 스포츠사회학, 운동역학, 스포츠교육학, 스포츠윤리, 한국체육사 중 네 과목을 고를 수 있다. 각 과목 만점의 40% 이상 득점하고, 전 과목 평균 60% 이상 득점해야 합격이다. 이후 실기 및 구술시험을 치른 후 합격자들은 7∼8월 연수를 받는다. 이때 현장실습을 겸하고 최종 합격자는 11월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최소 6개월에 이르는 긴 코스다. 그만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자격증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자격증을 취득하면 다양한 곳에 취업해 새로운 삶을 펼칠 수 있다. 대한민국이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그들을 찾는 곳도 많아졌다. 대한노인회 소속 강사로 활동할 수 있고 각종 복지관과 요양병원 및 요양원, 지역사회종합복지관, 보건소, 주민자치센터, 구민회관, 노인재가센터 등도 이 지도사들의 활동 터전이다. 대상이 반드시 노인인 것은 아니다. 복지와 관련된 다른 분야, 예를 들어 장애인이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생활스포츠 강사로도 활동이 가능하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 울산 함양 진주 거제 창원 등 7개 지회를 두고 있는 한국노인스포츠지도사협회는 더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도사들의 활동폭을 넓히는 동시에 많은 노인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는 현장실습인증 기관으로 지도사 양성 사업에 참여하고 정규적인 연구지도서를 발간한다. 해마다 개최하는 ‘전국실버체조경연대회’는 이 협회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한국노인스포츠지도사협회가 주관하고 창원 KBS에서 방송되기도 했던 지난해 전국실버체조경연대회에는 약 900명의 어르신이 참여했다. 6월 열린 예선전을 거쳐 총 18개 팀이 결승에 올라 합천팀이 대상을 받았다. 팀당 35∼40명으로 구성되는데, 우승을 향한 그들의 열정은 혈기왕성한 젊은이 못지않다.

특히 창원 대표팀에는 모두의 관심과 응원을 받은 인물이 있었다. 공무원 출신으로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60대 지도사가 90대 시아버지를 모시고 대회에 참가했다. 김영 한국노인스포츠지도사협회장은 “교장 선생님까지 지낸 후 은퇴하신 시아버지가 며느리의 지도를 받으며 노인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이 많은 이의 귀감이 됐다”며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지회비도 받지 않는데, 협회의 이런 취지에 공감하고 해당 도나 독지가들이 후원을 해줘 대회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인생 이모작으로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노인스포츠지도사, 과연 수입은 어느 정도일까? 각종 공단이나 복지관에 소속돼 월급으로 받으면 80만∼100만 원가량이지만, 본인의 역량에 따라 소득은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부 차원에서 노인정, 양로원을 비롯해 각종 노인 관련 시설에서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및 수업을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강의 실력이 뛰어난 강사로 소문이 나 부르는 곳이 많아지면 그만큼 수입이 증가한다.

김 회장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거나 한 곳에 매여 있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자율적으로 쓰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라며 “1시간 강의를 하면 보통 4만∼5만 원을 받는데, 경력이 쌓이고 실력을 인정받으면 시간당 20만 원을 받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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