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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8일(金)
농어업 취업자 증가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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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사회부 부장

지난 7일 최근 경제 현안과 관련해 기자는 여러 발표 내용을 살펴보다 한반도선진화재단과 전경련이 마련한 세미나에 눈길이 갔다. 주지하다시피 일자리 소득, 혁신성장, 공정경쟁을 뼈대로 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1년을 경과했다. 자영업 누락 논란이 말해주듯 최저임금 효과부터 경기침체 진입론까지 제기되는 등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논의가 빗발치고 있다.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경제학자와 관료 출신 34명은 이날 경제위기 극복을 촉구한다는 일종의 ‘경제 시국선언’까지 발표했다. 드문 일이다. 정부야 수출 효과를 살필 때 3%대 성장을 낙관한다. 소득주도 성장론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여러 지표를 꼼꼼히 뜯어보고 전문지식을 동원해 내린 결론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이상 징후들이 포착된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한선 주최의 세미나에서 지난 4월에 농림어업과 공공행정 취업자가 각 5만4000명, 8만1000명씩이나 증가한 점을 주목했다. 공공행정이야 정부 주도의 투입 효과가 명확하니 논의는 차치하자. 농림어업 취업은 취업 통계 발표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전통적’ 감소 분야의 하나다. 농어가 인구는 지속해서 감소해 왔다. 지난 2015년 3월만 해도 농림어업 분야는 전년 같은 달 대비 5.3%, 7만 명이나 줄었다. 큰 ‘뉴스’가 아니었다. 박 교수는 “농림어업 취업자는 1998년 이후 매년 6만2000명씩 감소하다가 지난해 6월 이후 매월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림어업의 생산성, 매출이 급증하지 않는데 취업자가 추세를 뛰어넘어 증가한 것은 제조업, 서비스업에서 탈락하거나 취업하지 못하고 농림어업으로 내몰리게 된 취업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에도 한겨울에 농림어업분야 고용률이 10.5%나 상승하자 농업계에서조차 ‘농림어업이 회복세에 들어선 게 아닌데 어떻게 봐야 할지 난감하다’는 반응이 읽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전경련 세미나에서 “외환위기 직후 제조업 고용이 급감하고 유휴 노동력이 저부가 서비스업으로 대거 이동했다”고 했다. 특히 최근 구조조정 산업을 중심으로 유휴노동력이 발생한 게 서비스업과 취업자 증가의 원인일 수 있다고 했다. 자동차, 조선 등은 구조조정의 영향과 제조업 경기 둔화로 고용사정은 악화했다. 조선산업만 해도 수주 부진 여파로 수년 새 10만 명이 줄었다. 감축 회오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런 영향이 농림어업 분야의 취업자 증가로 이어졌다는 개연성이 커 보이니 그야말로 아찔하다. 공교롭게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카드대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모두 농림어업 취업자가 늘었다. 그러나 정부 부처 어디도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 몸도 아프면 전조(前兆)가 나타난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지표로 소리 없는 경고음을 보낸다. 다만 누가 먼저 파악해 대처하고 처방을 하느냐가 갈림길을 좌우한다. 아우성을 칠 때면 백약이 무효다. 소득주도성장론과 최저임금 인상 여파 속에 암울한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이미 고용 시장을 엄습했다.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horizon@
e-mail 이민종 기자 / 사회부 / 부장 이민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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