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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8일(金)
6·13 선거 가짜뉴스 범람과 SNS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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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6·13 지방선거가 닷새 뒤로 다가오면서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온라인상의 허위사실 공표로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고발된 사례는 3000여 건에 이른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온라인 여론 조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이를 규명할 특검이 7일 임명돼 월말 본격 수사 착수를 앞두고 있지만,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사람들에게 큰 경종을 울리진 못하는 것 같다.

가짜 뉴스는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언론 보도 형식’을 모방해 허위 정보를 교묘하게 유통하는 것이다. 가짜 뉴스는 대개 사실과 허위가 교묘하게 섞여 있어 사실 여부를 구분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런 가짜 뉴스가 선거 결과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공론장은 정상적인 기능을 잃고 민주주의는 그 토대를 상실한다.

루머나 허위 정보의 유포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 길다. 그런데 사회관계망(SNS)은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뉴스를 공유하면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로, 가짜 뉴스 유포가 쉽다. 그뿐 아니라, 집단적 양극화와 극단주의도 가짜 뉴스의 확산을 부추긴다. 양극화된 환경에서 사람들은 뉴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보다는 자신의 신념과 같은 뉴스를 찾으려는 ‘확증편향’의 경향을 보이고, 획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 다른 후보를 흑색선전하는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훨씬 더 빨리,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 이기려는 정치인들의 동기도 가짜 뉴스 급증의 이유일 것이다. 객관적 사실보다는 개인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 여론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되면서 정치집단의 악의적 SNS 활용과 가짜 뉴스 유포의 동기는 강해진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의 ‘1억원 피부과 출입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뉴스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지만, 특정 집단에 의해 적극적으로 유포돼 나 후보의 선거 패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가짜 뉴스의 범람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집중화된 뉴스 유통 구조에 기인하는 바 크다. 뉴스를 매개하는 문지기 역할을 담당하는 포털이나 SNS 업체들은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며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로 더 많은 사람이 머물도록 조작한다. 특히, 포털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드루킹과 같은 여론 조작 세력이 활개 치도록 묵인함으로써 가짜 뉴스의 유포에 기여해 왔다.

가짜 뉴스는 언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유권자의 선택을 훼손한다. 가짜 뉴스의 범람은 언론 생태계의 붕괴와 연관이 있는 만큼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이 신뢰도가 높은 정보가 상위에 검색되도록 알고리즘을 개선하거나, 전문적인 가짜 뉴스 팩트 체킹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공유하면서, 가짜 뉴스에 대한 긴급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다른 방안은, 독일처럼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독일은 ‘네트워크 시행법’을 통해 SNS 운영 업체가 혐오 발언이나 가짜 뉴스가 포함된 글을 발견한 지 24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방안은 정부 규제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가짜 뉴스 유포를 자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가짜 뉴스에 대한 대책은 이미 오랫동안 논의돼 온 만큼 이제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실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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