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정상회담 D-1>34세 ‘세습지도자’ 김정은… ‘V자’ 호위에 세계 이목 집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김정은 숙소 삼엄한 경비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고 있는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 호텔 앞에서 현지 경호원들이 삼엄한 경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싱가포르 = 김동훈 기자 dhk@

공식적인 외부 일정 안 알리고
신변 위협 우려 호텔에 머물러
콘크리트 차단벽 등 철통 경비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투숙 중인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 호텔 인근에는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이 진을 쳤으나 김 위원장은 꿈쩍도 않고 호텔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34세의 북한 3대 세습지도자인 김 위원장에게 쏠린 전 세계 취재진의 관심 속에서도 만일의 경우 생길 수 있는 신변 위협을 우려한 듯 김 위원장은 미동도 하지 않았고, 북한 현지에서 파견된 경호 인력과 싱가포르 당국은 철통 경호를 이어가는 중이다.

10일 싱가포르 도착 직후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한 뒤 김 위원장의 공식적인 외부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호텔에서 두문불출하면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텔 주변에는 중무장한 경비 병력이 배치돼 취재진의 진입을 막고 있다. 싱가포르 당국은 호텔 정문으로 통하는 차로의 양옆에는 1m가 넘는 철근콘크리트 장벽을 세웠다. 진입로 입구에는 임시 검문소가 설치됐다. 싱가포르 당국은 10일에만 김 위원장의 이동 과정에서 경호차 35대를 투입하는 등 최고 수준의 경호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북한이 11일 매체를 통해 최고지도자가 평양을 비웠다는 사실을 주민에게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의 두 차례 중국 방문 모두 귀환 이후 보도가 이뤄졌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지도력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에 모두 세 대의 비행기를 동원하고 비행 중간에 비행기의 편명을 변경하는 등 민감성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을 ‘V’자로 호위하는 북한 경호 인력의 움직임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연출된 바 있는 ‘V’자 경호는 김 위원장의 근접경호 담당인 974부대 소속 경호원들이 담당한다. 스포츠머리의 경호원들은 김 위원장이 10일 호텔에 진입할 때, 같은 날 리셴룽 총리와 회담하기 위해 호텔을 출발할 때도 등장해 김 위원장이 탑승한 차량을 둘러싸고 뛰었다. 이는 저격 위험을 막기 위한 것으로, 경호원들은 김 위원장에 앞서 현지에 도착해 지형 점검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