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정상회담 D-1>CVIG 어디까지… 종전선언·美자본 투자 등 거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10일 미·북 정상회담 북한 대표단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 호텔에 도착한 모습이 포착됐다. 연합뉴스

CVID와 선후관계 막판 협상

현송월, 北대표단 포함 주목
美北판 ‘핑퐁문화교류’ 가능성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측이 미국으로부터 얻어내려는 핵심적인 비핵화 조치의 대가는 ‘체제 보장’이다.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김씨 정권’과 사회주의 정치 체제가 보장돼야 비핵화 조치에 착수할 수 있다는 것이 북한 측이 고수 중인 안이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이뤄지면 이와 같은 방식의 체제 보장,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 보장(CVIG)’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혀 왔다.

11일 싱가포르 현지의 미·북 정상회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은 정상회담 전날인 이날까지도 비핵화 조치와 체제 보장의 선후 관계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현지 도착 소식과 12일 미·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전하며 미·북 정상회담 의제를 △시대적 요구에 맞는 새로운 조미(북·미) 관계 수립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의 순서로 거론했다. 이는 체제 보장이 비핵화에 앞서 분명하게 보증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비핵화 조치에 착수하면 체제 보장을 약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월 24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가 북한에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체제 보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 보장 방법으로 종전선언과 미국 기업의 대북 투자, 미·북 수교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초기 조치를 어느 정도까지 약속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체제 보장 수준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단계로 거론되는 종전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미·북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회담에서 미·북 간에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종전선언 후에는 미·북 간 수교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과거 미·중 관계를 정상화한 ‘핑퐁 외교’와 같이 문화 교류 카드를 통한 국교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치 전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10일 미국 정부 실무 그룹에서 북한의 CVID 협상에 성공할 경우, 미국대사관 평양 개설 등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가 향후 북한 체조 선수단과 평양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공연을 요청하는 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