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정상회담 D-1>“트럼프의 G7성명 거부, 北에 유약함 안 보이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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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들로 美국가경제위원장
“美·北회담 앞둔 의지 표현”

그레이엄 의원, 강경 전망
“전쟁 아니면 평화만 존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을 이례적으로 거부한 것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유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래리 커들로(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0일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자신을 압박하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은 것”이라며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여정에서 어떤 유약함을 보이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폐막과 함께 보호무역, 관세장벽 등을 배격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이 발표된 것과 관련해 당초 합의 의사를 남겼던 것과 달리 싱가포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미국 대표단에 공동성명을 승인하지 말라”고 지시해 승인을 거부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12일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유약함을 봐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치광이 핵 독재자’(김 위원장을 지칭)와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데 동맹국들이 조금 더 지지의 뜻을 보였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 G7 공동성명 거부를 미·북 정상회담과 간접적으로 연계해 해석한 셈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초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당시에도 “핵 협정 탈퇴는 단지 이란뿐 아니라 김 위원장과 곧 있을 회담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밝혀 협정 탈퇴 이유를 북한 문제와 연계해 설명한 바 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미국 의회 내 대북 강경파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의원은 같은 날 ABC방송 ‘디스 위크’에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예측할 수 있는 3가지 결과는 서로 승리하는(win-win) 평화, 북한 정권을 초토화하고 무력으로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것(전쟁), 또는 과거에 해왔던 것과 같은 (북한에 대한) 굴복”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전쟁 또는 평화만 선택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가 실패하면 공화·민주 양 당이 군사적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좋은 딜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