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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11일(月)
‘통계 농단’ 청와대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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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동 경제산업부 차장

출발은 통계청이 지난 5월 24일 내놓은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소득 부문)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자리와 저(低)소득층의 소득을 늘리겠다면서 17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는데, 소득 하위 40%의 소득이 늘기는커녕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소득 상위 20%(5분위)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 전국 2인 이상 가구)도 5.95배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을 국정 제1과제로 내세운 청와대가 얼마나 ‘패닉(공황)’에 빠졌을지 능히 짐작된다.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도,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면 허둥대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그러면, 최근 며칠 동안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게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 때문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5월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나라 최저임금과 소득에 대한 여러 가지 발언을 했다. 그러나 상당 부분이 그동안 학계, 언론계에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대통령 발언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말이었다. 며칠 지난 뒤 대통령 발언의 근거가 한국노동연구원이 통계청 원자료(마이크로데이터)에서 자영업자 등은 제외하고 임금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라는 게 드러났다. 청와대 경제팀이 중요 통계가 나온 뒤 국책연구원 등에 원자료를 이용한 분석을 요청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문제는 노동연구원 자료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해 문 대통령에게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부정확한 보고를 했고, 대통령이 공식 발언을 통해 전 국민에게 그것을 알린 것이다. 이것은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한 찬반 입장과 상관없이, “노동연구원 분석 결과가 ‘최저 임금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얘기할 만한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 관해서는 연구자 대부분이 동의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청와대 경제팀의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이 “정부가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내각을 질책한 것이다. 그 뒤 청와대 관계자가 “소득주도 성장의 컨트롤타워(사령탑)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맡고, 혁신성장 컨트롤타워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는다”는 부연 설명까지 내놓으면서 급기야 경제 컨트롤타워 논쟁으로 비화했다. 결국, 청와대 경제팀의 잘못된 진단이 경제 컨트롤타워에 대한 논쟁을 불러왔고, 이제 ‘잘못된 대책’으로 이어지려 하고 있다.

청와대 경제팀은 노동연구원 분석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해 대통령과 국민에게 누를 끼친 점을 공식 사과하고,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 경제 컨트롤타워 논란도 청와대 경제팀의 잘못된 보고 때문에 나온 것이므로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이 확실히 밝혀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장 내년 최저임금 인상 폭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부 부처와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게 더는 국민을 불편하게 하거나, 국가 경제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 길이다.

haedong@
e-mail 조해동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조해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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