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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박민 부국장 겸 정치부장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11일(月)
안보·경제·사법…근간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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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부국장 겸 정치부장

미·북 정상회담과 지방선거는
안보·정치 수준 높일 기회지만
되레 全분야에 위험 신호 심각

한·미동맹 균열과 협치 실종에
성장잠재력·사법권위도 훼손
근본대책 없으면 추락 불가피


6월 셋째 주에는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할 빅 이벤트가 이틀 연속 열린다. 12일 개최되는 미·북 정상회담은, 기대했던 성과를 거둔다면 북한 비핵화를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한민족 번영의 토대가 될 수 있다. 13일 진행되는 6·13 지방선거는, 기존 보수세력의 퇴출과 새로운 주체를 통한 재건으로 이어진다면 우리 정치의 업그레이드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는 희망에 안주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한 원칙과 기본이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그 이행 과정에는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이행의 담보를 위해 대북 제재는 물론 한·미 동맹에 균열이 와선 안 된다. 한·미 동맹은 6·25전쟁 이후 우리 외교·안보의 토대였고 그 핵심은 주한미군이다. 특히 주한미군은 중국, 러시아, 일본이 경쟁하는 동북아에서 세력 균형자 역할을 함으로써 한국이 특정 강대국에 예속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걸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외교·안보 환경은 북한 핵무장 이전에 구축된 것이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더라도 변화가 없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한 과도한 신뢰와 동북아 정세에 대한 지나친 낙관으로 과속 페달을 밟음으로써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실제로 종전선언만 이뤄져도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주한미군의 축소·철수를 요구할 태세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를 거듭 예고해왔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가 보수 진영의 참패로 끝나리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 차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70%를 넘는 국정지지를 확보하면서 이미 불통과 독선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의 압승은 ‘협치’의 실종에 머무르지 않고 보수·진보의 균형과 견제라는 정치의 기본 구조를 와해시킬 수 있다. 특히,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진보 진영은 선민의식과 자기 확증 경향이 강하고, 보수 진영은 단기간 내에 유의미한 견제 세력으로 재건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소득주도성장론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위기를 심화시키고 경제의 잠재력까지 훼손하고 있다. 최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여파로 대량 실업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소득주도성장론의 폐기를 촉구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소득주도성장론은 파이를 재분배하는 정책으로 ‘성장’과 맞지 않는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수단은 규제와 재정으로 반(反) 혁신적 정책이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공정경제 정책을 통해 기업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혁신성장을 주도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고 미래 성장동력을 훼손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가 주도하는 ‘적폐청산’ 작업 역시 사법부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만약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가 상고법원 설립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재판거래’를 했다면 연루된 대법관들은 형사처벌해야 하고 차제에 법관의 유무죄 판단 권한을 박탈해 배심원단에 넘겨야 한다. 대법관이 검찰 수사와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에서 하급심 법관과 현행 재판 시스템을 국민이 신뢰할 수 없다. 재판거래 의혹 제기가 사법부 주도권 교체를 위한 정치 행위라면 더더욱 배심제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 사법권력은 3권 중 유일하게 국민이 선출하지 않는 권력이다. 이는 유권자의 정치적·이념적 요구를 대변하는 정치인과 달리 법관은 오로지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의한 헌법과 법률에 의거해 재판하라는 취지다. 따라서 정치적 주도권 다툼에 매몰된 사법부에는 결코 유무죄 판단 권한을 줘선 안 된다.

지난 3일의 서울 용산 상가건물 붕괴는 하루 늦춰져 평일에 발생했다면 점심 식사를 하려던 100여 명이 참변을 당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붕괴 조짐은 용산 사고와 같은 천우신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객관적이고 철저한 안전진단을 소홀히 하거나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시스템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 특히 일단 붕괴가 시작되면 멈출 수 없고 재건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e-mail 박민 기자 / 정치부 / 부국장직대겸 정치부장 박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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