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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12일(火)
김명수 결단만 남았지만…‘쪼개진 사법부’ 상처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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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수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법관대표회의 결의안조차
‘고발·수사협조 문구’ 빠져
강경입장 표명 가능성 줄어
오늘 대법관과 간담회 예정


김명수 대법원장이 12일 큰 결단을 앞두고 신중한 모습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해결하는 후속조치를 놓고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생각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도 “다음에 얘기하자”며 말을 아꼈다. 지난 8일부터 전날까지 거의 매일 출근길 한마디를 통해 심경을 드러냈던 그이다.

◇좁아진 선택지 = 김 대법원장이 선택할 수 있는 수는 갈등이 본격화한 초창기보다 많이 좁아진 기류다. 1~11일 기간 중 의견수렴을 위해 열린 각종 법관회의체의 결론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대법원장의 검찰 고발이나 수사 의뢰 등 강경 문구가 배제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던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조차 “형사절차를 포함한 성역 없는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수준에서 의결하고 끝냈다. 이보다 다소 수위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던 ‘수사 협조’조차 빠졌다. 당초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내린 ‘형사조치 불가’ 입장 등이 일부 반영된 의결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법조계는 김 대법원장이 강경 입장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김 대법원장은 이르면 이날 오후 대법관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검찰에 공을 넘긴 것이지만 사법부가 고발 등 적극적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검찰이 수사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법원의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민단체가 고발해 배당된 건도) 서둘러서 할 건 아니고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법원장 입장을 듣고 난 다음에 검찰 입장이 나오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전쟁터가 된 법관 회의장 = 이 과정에서 김 대법원장이 특조단 조사 결과를 뒤집으며 ‘형사조치’와 ‘의견수렴’을 언급, 공연히 법원 내 분란을 조성해 사법부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전날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고성이 오가며 전쟁터를 방불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소장, 고참급 법관 간 입장 차가 컸다는 의미다. 특히 소장 법관들이 수사 촉구를 강하게 주장했으나 고참급 법관들 중심으로 “법원이 왜 수사 촉구를 하나. 법원이 수사를 촉구하는 건 이상하다. 수사란 표현을 빼자”는 반론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A 판사는 “법원행정처 문건이 부적절하긴 하지만 위법도 아니라고 주장했고 다른 분들도 ‘수사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으로 모여 ‘형사절차’ 정도로 표현을 수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불길이 번지는데 3주 동안 대법원장이 입장을 안 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건 토론할 문제가 아니라 대법원장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원로들은 애초에 법적으로 최고 의결기구인 대법관회의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정작 거기는 물어보지도 않고 (건의기구인)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견을 듣겠다고 한 건 비겁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임정환·정유진·김수민 기자 yom724@munhwa.com
e-mail 임정환 기자 / 사회부  임정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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