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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12일(火)
한반도 격변기에 더 긴요한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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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영 서울대 명예교수 국제정치학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주도로, 휴전 후 대한민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마련된 6·25 전쟁의 유산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지난 65년 동안 우리의 안보와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 안보의 초석이다. 미국은 전쟁 기간 170만9000명의 미군을 파견했고, 현재도 2만8500명의 미군이 국군과 함께 우리 안보를 책임지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나토(NATO)의 즉각적인 무력 개입에 비해 개입 절차가 까다로우나, 미국도 인정하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정학적·전략적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한·미 동맹을 잘 유지·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국가 목표, 전략, 비대칭 전력 및 도발 행태 등을 볼 때, 한국은 미국보다 동맹 관계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북한은 이 조약을 시대착오적 침략정책의 산물이라며 끊임없이 폐기를 요구해 왔다. 또, 비핵화에 대한 반대급부로 종전선언과 체제 보장 및 제재 완화, 경제 원조 등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미·북 간 종전선언은 적대행위 종식을 명분으로 조만간 주한미군 감축 또는 완전 철수를 요구할 것이다.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북한과의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로 움직일 경우, 온전한 한·미 동맹 유지는 어렵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 맞교환은 한·미 동맹에 충격을 줄 것이다. 더 나아가 동맹 재정립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도 하기 전에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언급해 참모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진보 성향이 강한 문재인 정부의 대미(對美) 관점 및 정책은 상호 신뢰 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문 정부의 대미 협력 노력은 인정하지만, ‘친북좌파 세력’의 독주를 비판하는 보수 세력은 불만이 많다. 미국 행정부·언론·학계 일각에서도 동맹국 미국보다 남북관계에 열중하는 문 정부를 우려와 불신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중재 덕분에 김정은과 회담할 수 있었으나, 국익을 우선하고 이성보다 감정적 결정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 얻긴 쉽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파트너로 성심껏 대하지만, 북한의 대외 행태는 낙관을 불허한다. 북한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키로 했으나 6자 간 합의를 백지화했다.

한미우호협회는 해마다 300명 이상의 미군 장병을 초청해 감사패를 전하고 식사 후 공연 프로그램으로 노고를 위로하며 우의를 돈독히 하고 있다. 이런 행사를 비난하고 올해 지원금을 중단해 버린 것은 매우 가슴 아프다. 6·25 전쟁에서 15만 명 이상의 미군이 전사하거나 부상했다. 이 행사에는 주한미국대사, 한미연합사 사령관, 미군 모범 장병들과 수백 명의 한국 측 인사가 참석한다. 문 정부는, 주최 측의 이념과 활동에 관계없이, 이런 행사가 한·미 동맹 유지·강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국익 증진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격려해야 옳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해, 비전과 통찰력을 지닌 이승만 대통령은 아이젠하워 행정부와 ‘작은 전쟁(Little War)’을 치렀다. 우리는 그가 유산으로 물려준 한·미 동맹을 꾸준히 가꾸고 키워야 한다. 북한의 변신과 변화를 과대평가하거나 중국에 지나치게 기우는 정책에는 위험 부담이 따르게 마련이다. 한·미 동맹은 정부의 대북·대중·대미 정책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문 정부의 비전과 우선순위 및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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