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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14일(木)
“러시아 여성, 월드컵 관광 유색인들과 성관계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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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의원,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혼혈아 문제 지적…“시대 뒤떨어졌다” 비판 쇄도

러시아의 한 여성 정치인이 월드컵 기간 러시아 여성들은 유색인종 등의 외국인과 성관계를 갖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인 러시아공산당 소속의 7선 의원으로 하원 가족·여성·아동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타마라 플레트뇨바 의원이 13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방송 ‘고보리트 모스크바’(Speaks Moscow)에 출연해 이러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차별을 받는 혼혈아를 가진 미혼모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사회자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피임이 보편적이지 않아 ‘올림픽 아이들’이 사회문제가 된 일을 거론한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올림픽 아이들’은 옛 소련에서 개최된 국제대회들을 통해 러시아 여성과 아프리카 또는 중남미, 아시아 등 국적의 외국인 남성 사이에 생긴 혼혈아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이러한 아이들의 대부분은 러시아에서 인종 차별에 직면해야 했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우리는 우리 애를 낳아야 한다. 알다시피 혼혈 아이들은 고통을 받으며 옛소련 시절부터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인종(백인)이면 그나마 낫지만 다른 인종이면 더 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록 난 민족주의자는 아니지만, 분명히 아이들이 고통받는 걸 알고 있다”며 “(외국인 남성이)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면 그들은 엄마와 남게 된다”고 덧붙였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우리나라 내에서 사랑으로 결혼하길 바란다”면서 “민족은 중요하지 않지만 러시아 국적 사람들이 훌륭한 가정을 이루고 다정하게 살고 아이들을 낳고 기르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같은 라디오방송에서 알렉산더 셰린 의원은 외국인들이 금지된 물질을 퍼트릴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의원은 외국인 축구팬들이 바이러스로 러시아를 감염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러시아 월드컵은 이달 1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카잔·니즈니노브고로드·소치 등 러시아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월드컵 동안 약 100만 명의 외국인 응원객이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레트뇨바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러시아 월드컵조직위원회는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150여 개 민족이 함께 모여 사는 러시아 내에선 그녀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같은 하원 가족·여성·아동 위원회 소속 의원 옥사나 푸슈키나는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와의 인터뷰에서 “플레트뇨바 위원장이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됐다”면서 그녀의 말을 관대하게 받아들일 것을 호소했다.

비탈리 밀로노프 하원 의원은 “각각의 여성들은 자신의 교제 범위를 스스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며, 인종은 여기서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흑인계 유명 여성 앵커인 옐레나 한가는 “공식 인사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꿈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고, 변호사 옐레나 루키야노바는 “플레트뇨바의 발언은 그녀가 시대에 크게 뒤떨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크렘린궁까지 논평을 내놓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4일 “러시아 여성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분별할 것이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여성들이다”면서 플레트뇨바 의원의 발언을 간접 비판했다.

페스코프는 “월드컵 응원객 입장권에 적힌 ‘인종주의는 안된다’는 구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어떤 태도로 이 축제(월드컵) 분위기에 빠져들고 있는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인종주의 불용 원칙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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