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선 38회 건의도 별무소용”… 박용만, 김동연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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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부총리 집무실서 간담회

朴 “상당수 해결안돼 현장 애로
이번 정부에선 꼭 매듭지어야
과제 발굴보다 해결책 치중을”
金 “정부도 노력했지만 미흡”

商議 ‘규제개혁 튜브’ 제안도
경쟁국보다 불리한 규제 풀어
신산업 추진 여건 신속히 마련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뒤늦게 혁신성장의 속도를 내기 위해 규제 관련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 “과제 발굴보다는 해결방안에 치중할 때”라는 쓴소리를 들었다.

박 회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 10층 부총리 집무실에서 가진 김 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거의 40차례에 가깝게 규제 개선 과제를 건의했지만, 상당수가 해결되지 않아 기업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의 회장이 된 지 4년이 넘었는데, 그간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해서 제출한 게 23차례, 각종 발표회나 토론회로 건의한 게 15차례 등 모두 38차례니까 거의 40차례에 가깝게 규제개혁 과제를 건의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일부 해결된 것도 있지만, 상당수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면서 “이제는 과제 발굴보다는 해결방안에 치중할 때란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들이 이번 정부에서는 꼭 해결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정부가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규제개혁은 혁신성장의 핵심 중 하나”면서 “정부가 노력했지만 미흡한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규제개혁 프로세스 방안으로 일명 ‘규제개혁 튜브’를 제안했다. 해당 방안은 과제 선정-과제 분석-공론화-입법 및 시행 등 총 4단계의 프로세스로 이뤄진 ‘튜브’에 집어넣어 경쟁국보다 불리한 규제를 일괄적으로 개선해 신산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신속하게 마련하자는 취지다. 특히 공론화·전문화 기구를 통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합의안을 도출하면 입법화까지 연결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대한상의 측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단계마다 허들이 너무 많아 과거 규제개혁은 늘 성과 없이 끝났다”면서 “공론화 과정과 입법화를 연결해 일괄 타결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규제개혁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 부처 내에서 이른 시간 내 결론 내릴 수 있는 것은 결론을 내되, 이해당사자가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일부 가치가 대립하는 대표규제들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투 트랙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재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혁신성장 전략 점검회의’를 열고 오는 20일 민관 합동으로 혁신성장 업무를 전담하는 혁신성장본부를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정부는 혁신성장본부를 중심으로 규제샌드박스 입법과 20∼30개로 꼽히는 핵심규제 혁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이해가 얽힌 규제 공론화에도 나선다. 파급효과와 이해관계자의 반발이 매우 큰 과제는 대국민 공론화를 거쳐 개선안을 마련하고, 기타 과제는 이해관계자, 전문가, 정부가 규제협의체를 구성해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박민철·이관범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