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안심상가’ 관심 고조…젠트리피케이션 피해 방지

영세상인에 영업장소 제공

임대료 주변 시세의 70%
공씨책방 등 4개업체 성업

서울 성동구가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으로 쫓겨난 소상공인, 사회적 기업, 청년 창업가, 소셜벤처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조성한 ‘성동안심상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동안심상가는 급격한 임대료 상승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피해를 본 영세 상인에게 장기간 안심하고 영업할 환경을 제공한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60∼70%이고, 임대 기간은 5년으로 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구가 운영하는 안심상가는 총 3곳으로 1호점은 서울숲IT캐슬에 있으며, ㈜부영주택과 SK V1 타워에서 각각 공공 기부한 2호점, 3호점이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한 1호점에는 공씨책방, 윤스김밥, 모비웍스, 아트그라운드 등 4개 업체가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영업을 개시해 성업 중이다.

안심상가에서 ‘윤스김밥’이란 간판을 걸고 장사를 시작한 윤복순 씨는 이전에 왕십리에서 국숫집을 운영해오다 새로 바뀐 주인으로부터 지난 4년간 올리지 않은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겠다는 내용증명을 받고,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윤 씨는 “마땅히 장사할 곳을 찾지 못하다가 성동구 소식지에 나온 안심상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보고 신청했는데 운 좋게 입주의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윤스김밥 옆으로 ‘공씨책방’도 문을 열었다. ‘공씨책방’은 45년간 대를 이어 장사해온 제1세대 헌책방이자 서울시 문화유산이다. 이곳 역시 두 배에 달하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 건물주와 일 년에 걸친 명도소송 끝에 쫓겨나 자식 같은 책과 레코드들을 여러 창고로 옮기는 수난을 겪기도 했지만, 성동안심상가에 입주해 고서의 가치와 문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부영주택의 공공기여를 통해 조성한 2호점은 현재 입점 업체를 추가 모집하고 있다. 3호점은 84.1㎡ 상가로 청년창업 소셜벤처 업무 공간으로 꾸며져 6월 중 모집을 공고할 예정이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