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탈원전 1년…더 커진 부작용과 文정부의 위험한 질주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마이웨이가 거침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5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신규 원전 4기 건설 백지화를 결정했다. 현재·미래의 국내 원전 목록에서 5기가 한꺼번에 빠진 것이다. 이미 1500억 원 이상 투입된 신한울 3·4호기의 생존 여부도 초읽기에 몰렸다. 한수원은 이런 중대한 사안을 이사회 시간·장소를 감춘 채 밀어붙였다. 주민·노조가 “도둑 결정”이라며 반발하는 이유다.

월성1호기는 “경제성이 있다”는 이유로 운영허가 기간이 2012년에서 10년 연장된 원전이다. 그러나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미 적자 발전소”라며 180도 말을 뒤집었다. 2015년 발전이 재개된 시점과 지금 달라진 건 정치 상황밖에 없다. 세계 원전 대다수는 60년 운영이 보통인데, 36년 만에 문 닫는 것은 국가 손실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선언한 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시작으로 탈원전 드라이브를 걸었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건설이 재개됐지만, 문 정부는 신중 접근을 요구한 민심을 오독(誤讀)한 채 탈원전을 고집했다. 여당의 지방선거 압승 다음 날 작전하듯 해치운 것도 이젠 공론화조차 필요 없다는 오만으로 비친다. 탈원전하라고 표 몰아준 민심이 아니다.

탈원전 1년, 부작용은 전방위로 쌓여간다. 원전 정비·점검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면서 한때 90%대였던 원전가동률은 50∼60%를 맴돌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한국전력·한수원·발전 자회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빚도 급속히 늘어간다.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결국 국민이 떠안을 부담이다. 신규 원전 4기가 백지화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날아간 일자리만 3만 개에 이른다고 한다. 고용 참사에 직면한 정부의 선택으로도 무모하다. 원전 전문 인력의 해외 유출은 또 다른 문제다. 원전 해외 수출에도 적신호가 된다. 위험한 탈원전 질주를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