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선언 1년>原電발전 비중 1년새 27→19%로…‘지속불가 한계점’ 봉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최연혜(왼쪽 다섯 번째) 자유한국당 의원 등 국회 원전수출포럼 소속 의원들과 지역 인사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신규 원전 4기 건설사업 중단 결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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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판매단가 66.63원/kwh
신재생 163원보다 40% 저렴

한전 등 수익 악화 계속되면
신재생에너지 확대도 차질
2023년 전기료 인상 불가피
“에너지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19일로 문재인 대통령이 탈(脫)원자력발전을 선언한 지 만 1년이 지난 가운데, 경제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비싼 발전원(源)에만 의존해 온 탓에 에너지 정책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한계점’에 봉착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값싼 발전원인 원전의 가동비중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정부가 탈원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친환경·안전성은 물론 경제성과 효율성도 확보한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및 에너지 공기업 등에 따르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 발전 비중이 최근 급격하게 떨어졌다. 2014년만 해도 국내 전체 발전사의 총 발전량 52만7771GWh 중 원전 발전량은 16만2283GWh(31.3%)에 달했다. 하지만 2017년에는 전체의 27%(15만3574GWh)로 줄었고, 급기야 올해 1분기에는 19%(2만8905GWh)로 곤두박질쳤다.

과도한 탈원전 정책 드라이브로 인해 안전성이 확보된 원전조차 가동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볼 때 원전은 여전히 경제적인 발전원으로 가치가 있다. 원전의 평균판매단가(한전이 발전사에서 매입한 단가)는 66.63원/kWh로, 신재생발전의 평균판매단가(163.24원/kWh)의 40% 수준이다.

경제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혁신성장 8개 과제 중 하나인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주도할 기업은 한전과 6개 발전 공기업이다.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려면 수익구조가 개선돼야 하지만 적자가 지속될 경우 신재생 분야에 대한 투자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급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의 확대가 환경을 훼손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1∼4월 일반 부지에 허가된 태양광발전시설 가운데 44%가 임야에 조성돼, 정부의 에너지정책 전환이 환경파괴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2022년까지 전기요금을 최대한 올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라고 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전기요금이 2023년 1.5%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지금보다 최소 18% 상승할 것이란 예측치가 공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탈원전 정책에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양한 발전원 등을 구성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게 에너지정책의 핵심”이라며 “공약이란 이유로 즉흥적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후진적 행태”라고 말했다.

박정민·김성훈·손기은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