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난민 쓰나미’에… 지구촌 물고뜯고 갈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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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법이민 무관용 정책
전·현직 퍼스트 레이디들 비판

伊, 집시추방 전수조사 추진
獨 연정서도 정책 싸고 내홍

메르켈, 난민 공동 정책 시동
내주 EU 정상회의 결과 달려

전 세계 각국에서 외부인을 배척하는 반이민·반난민의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불법 이민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재확인했고, 이탈리아는 외국인 집시를 추방하기 위한 인구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의 대두 속에서 내·외부적 마찰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미국은 이민자 캠프가 되지 않을 것이고, 난민 수용시설도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이민개혁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법안에는 ‘드리머’로 불리는 불법체류청소년 추방유예 대상자(DACA)에게 조건부로 영주권 신청자격을 주는 동시에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계획에 250억 달러(약 27조525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지구 최악의 범죄자들 일부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수단으로 아이들을 이용하고 있다”라고도 언급했다. 불법 이민 부모와 자녀를 분리 수용하는 ‘무관용 정책’에 대한 전·현직 퍼스트 레이디들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발언인 것으로 평가됐다.

반(反)난민 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이탈리아도 행동으로 나서고 있다.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에 사는 집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법적 권리가 없는 외국인 집시들은 다른 나라와 합의를 거쳐 송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난민구조선 입항을 거부한 데 이어 국내에 이미 들어와 있는 불법 이민자 또한 추방하겠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내 집시 인구는 13만∼17만 명에 달한다. 독일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 대표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유럽연합(EU) 내 다른 국가에 이미 망명신청을 한 난민 입국을 거부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내홍을 겪고 있다. 제호퍼 장관은 지난주 초 이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메르켈 총리의 반대에 막혀 있는 상태다.

극심한 ‘난민 위기’에 유럽 정상들은 오는 28∼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해법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르켈 총리는 주요 국가의 정상들을 차례로 만나 공동의 난민정책 도출의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하고 입장 조율에 들어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함께 난민정책을 포함한 EU 개혁안을 이번 정상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