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엔진 비상…“10곳중 1곳 돈벌어 이자도 못내”

한경연, 13大 수출업종기업 조사
한계기업 464곳… 2년새 24% ↑

13대(大) 수출 주력 업종에 속한 기업조차 10곳 중 1곳이 한계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외 환경이 악화하면 당장 수출 전선에 직격탄을 맞는 만큼 국내 기업의 내성이 매우 취약해졌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 엔진’이 빠르게 식고 있다는 진단이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자동차·무선통신 기기·일반 기계·선박 등 13대 수출 주력 업종에 속한 외부감사 대상 기업(자산총액 120억 원 이상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17년 현재 4373곳 중 464곳(10.6%)의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돌았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인데, 3년 연속 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한계 기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수출 주력 업종의 한계기업 수는 2015년 370개사, 2016년 399개사, 2017년 464개사로 해마나 늘면서 2년 새 24.1%나 급증했다.

2017년 현재 이들 기업에 종사 중인 순수 직원 수(협력업체 등 제외)는 6만7013명이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4.0%를 정점으로 둔화해 올 4∼5월 현재에는 5.5%까지 떨어졌으며, 수출의 반도체 편중도는 2015년 11.9%에서 올 5월 현재 20.3%까지 치솟았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내수 위축·일자리 감소 등으로 경제 기반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에서 핵심 동력인 수출마저 어려움을 겪으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침하(沈下)’는 불가피하고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