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판문점회담서 김정은에 CVID 말했다”

  • 문화일보
  • 입력 2018-06-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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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대화모임서 밝혀

“金, 이해했지만 내부비판 부담
‘완전한 비핵화’ 용어로 표현
美믿기 힘들어 3차례나 訪中”

“트럼프, 동맹국가 韓·日 고려
ICBM 폐기만 ‘딜’하지 않고
중·단거리 미사일도 챙길 것”

“김정일 시대 ‘강성대국’ 추구
김정은 ‘부국강병’으로 전환”


문정인(사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회담에서 분명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얘기했고 김 위원장도 그것을 이해했으며 그래서 나온 게 ‘완전한 비핵화’ 용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대화문화아카데미(이사장 이삼열) 초청으로 정계·학계·시민사회 원로·중진 인사들로 구성된 원탁 대화모임에 참석, 기조발제를 통해 “북한이 CVID를 수용할 경우 완전히 항복했다는 (내부) 비판을 받게 된다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국내 오디언스(북 주민)용으로 완전한 비핵화 용어를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의 이날 발언 내용 중 일부는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스’ 최신판에 실린다. 다음은 문 특보의 발제와 일문일답을 항목별로 정리한 내용.

◇문 대통령, 김 위원장에게 CVID 요구 = 내가 분명히 아는 바로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CVID를 얘기했다. 김정은도 그것을 이해했다. 그런데 CVID는 북이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용어다. 북은 이를 수용하면 완전히 항복했다는 (내부) 비판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국내 오디언스용으로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내놓았다. 따라서 ‘완전한 비핵화’는 CVID를 뜻한다. 핵시설, 핵물질, 핵탄두, 핵 운반체, 과학자 등을 다 포함한다. 판문점이나 싱가포르 회담 합의문에 ‘불가역적’이란 표현이 없어 문제라고 하는데, 핵 과학자까지 조치하면 불가역적인 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 ICBM만 갖고 딜 못해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북 체제 보장을 갖고 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트럼프 입장에서는 한국이나 일본과의 동맹을 무시할 수 없고, 따라서 ICBM만 챙길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장거리, 중·단거리 미사일을 다 폐기하는 쪽으로 할 것이다. 미국이 ICBM만 챙기고 이걸로 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런 전망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훈련 중단, 동맹 약화 아냐 = 연습(훈련)의 잠정 중단이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 동맹 약화로 갈 수 있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1992년 한반도비핵화선언 후, 1994년 제네바 합의 후 중단한 일이 있지만 동맹이 약화하지 않았다. 연습 중단은 북의 억류 미국인 석방, 핵실험장 폭파 등 선제 조치에 대한 리시프로컬(reciprocal·상호적) 조치라는 측면이 있다. 북의 보답 조치를 바라는 기대감도 있다. 트럼프로서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통해 연습을 중단한 것이다.

◇김 위원장, 미국 믿기 어려워 방중 = 김정은의 고민은 미국이 후속협상에서 CVID를 강하게 요구해올 경우 어떡할 것인가, 체제보장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인가 등과 관련해 미국을 믿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올 들어 3차례나 중국에 갔다. 북은 김정일 시대의 강성대국에서 김정은 시대의 부국강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北 정상국가화의 조건 = 세 가지의 변화가 필요하다. 하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가입으로 정상국가 면모를 갖추는 것. 이를 위해서는 북이 통계적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둘, 자유시장경제를 발전시키도록 제도가 변하는 것. 즉 시장친화적인 제도가 들어서야 한다. 셋, 사람이 중요하다.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출현해야 한다. 그러면 한국만 재정 부담을 떠안지 않고 서방세계가 북에 투자하게 된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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