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격리’ 뭇매에 한발 빼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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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이민개혁법 통과땐 승인”
의원과 회동…“1000% 지지”

공화의원들 잇단 보완책 작업
부모와 자녀 함께 수용 허용
20일 제한 구금기간은 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기소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이른바 ‘무관용 정책’을 손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反)이민 정책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11월 중간선거 결과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의회 건물에서 비공개 진행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의원들이 발의한 이민개혁법안이 통과되면 이를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회동 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장벽 건설, 법률적 허점 봉쇄, 비자추첨제 폐기, 연쇄 이민 제한과 함께 가족 구금을 허용함으로써 격리 문제를 해결하는 이민법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회동에 참석한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1000%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발의한 이민개혁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이를 승인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원들과 회동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원들은 그들의 형편없는 정책으로 이길 수 없어 잠재적 민주당 유권자인 불법 이민자를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적어도 내 임기 안에는 미국이 이민자 캠프나 난민 수용시설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무관용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 성향인 이민자 출신 유권자수는 2016년 4790만 명 규모로 성장했고 오는 2050년엔 72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격리 정책에 따른 파문이 확산하자 이민법 개정안 발의 작업에 서둘러 착수했고 개정안에는 미성년 아동들이 부모와 함께 수용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현재 20일로 제한된 아동 구금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테드 크루즈(텍사스) 공화당 상원의원도 불법 이민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이들에 대한 추방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은 이민자 국가이자 인권 보호라는 미국의 전통적 가치에 어긋난다는 사회 각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와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불법 밀입국 단속을 위해 국경에 파견된 주방위군 철수를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보좌관인 이방카도 밀입국 가족 분리정책을 끝내라고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