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땅이 보이는 이곳 ‘평화의 바람’을 느끼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화평화전망대

b>여행 명소가 된 접경지역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
북한 땅과의 거리 2.3㎞ 불과
실향민 제사위한 망배단 설치

양구 ‘두타연’
첩첩산중 계곡 10m 높이 폭포
반목의 상징 제4 땅굴 남아있어

고성 ‘통일전망대’
1983년 제일 처음으로 설립
통일전망타워 8월 개장 예정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미·북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한반도에는 평화의 기대와 열망이 가득하다. 북한 접경 지역은 과거의 전쟁 참상을 회고하는 안보 관광지이지만, 남북관계의 온도 차에 따라 평화 관광지의 의미가 덧대지기도 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를 타고 이들 접경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평화의 기대를 안고 찾아가 볼 만한 접적 지역의 명소를 골라봤다.

# 강화도

…평화전망대와 연미정, 그리고

지난 2008년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된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는 북한 땅과의 거리가 불과 2.3㎞에 불과하다. 3층 전망대에서 북한 지역의 주민들이 농사일하는 모습과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야외 전시장에는 실향민들이 고향 땅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망배단(望拜壇)이 설치돼 있다.

강화 10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강화도의 연미정에서도 북한의 모습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난 물이 서쪽과 남쪽으로 갈라져 흐르는 모습이 제비꼬리(燕尾) 같다고 해 이름 붙여진 연미정은 월곶돈대 꼭대기에 세워져 있어 경기 파주와 김포,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연미정은 정묘호란 때 강화조약을 맺은 장소로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전쟁을 거친 군사적 요충지였다. 500년 넘게 이곳을 지켜온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세월의 웅장함을 말해준다. 평화전망대는 민간인통제구역 너머에 있어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한다. 강화평화전망대 032-930-7062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인천 옹진군 대청도 농여해변의 나이테바위. 나이테처럼 새겨진 겹겹의 지층이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일어서 있다.

# 서해 5도

…긴장의 섬에서 평화의 중심으로

‘서해 5도’란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5개 섬,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를 일컫는다. 접적 지역의 이들 섬은 북한의 포격으로 긴장감이 감돌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평화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다. 지난 5월 외교 안보부처 장관들이 연평도와 백령도를 방문해 판문점 남북 합의에 대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도 했다.

서해 5도 가운데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는 지난 4월 환경부가 국가지질공원 인증 후보지에 선정했고, 내년 유네스코 지정 지질공원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연회장에 걸린 수묵화 속에 등장했던 백령도 대표 관광지 두무진은 10억 년 전 바다에 쌓인 사암층이 열과 압력으로 단단한 규암으로 변해 빚어낸 절경이다. 대청도의 ‘나이테 바위’와 ‘분바위’, 소청도의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또한 켜켜이 쌓인 지층이 만들어낸 기이한 경관이다. 이들 명소를 둘러보다 보면 지층을 만들어낸 가늠할 수 없는 시간에 비한다면, 분단의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남북 사이로 자유롭게 나는 새들을 보면서, 이곳 서해 5도가 일촉즉발의 긴장의 섬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중심이 되는 날을 기원하게 된다. 백령도까지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로 4시간쯤 걸린다. 연안여객터미널 관리센터 032-880-3400

# 두타연 …폭포와 분지, 그리고 땅굴

강원 양구의 두타연은 비경 중의 비경으로 꼽히는 북한 접경 지역의 명소다. 인적 없는 첩첩산중의 계곡에 형성된 10m 남짓 높이의 폭포가 우레 같은 물소리와 함께 물보라를 피워올리며 쏟아지는 광경이 가히 장관이다. 두타연 서쪽에는 야생 산양의 서식지이자 6·25전쟁 당시 치열했던 백석산 전투의 현장인 백석산이 우뚝 솟아 있다.

양구에는 백석산뿐만 아니라 도솔산, 크리스마스고지, 대우산, 가칠봉,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펀치볼 등 6·25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은 역사적 전투 현장이 곳곳에 있다. 그중에서도 펀치볼이라 불리는 양구의 해안분지는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다. 해발 450m 내외의 분지인 해안면은 평균 1000∼1100m대의 봉우리들에 둘러싸여 있다. 해안분지 북쪽 가칠봉 1049m 능선에 해안분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을지전망대가 있다. 해안분지를 뒤에 두고 서면 북녘땅의 금강산과 함께 중부전선의 울창한 산악지역을 조망할 수 있다. 을지전망대 초입의 산 중턱에는 남북 간의 전쟁과 냉전, 그리고 반목을 상징하는 제4 땅굴이 있다. 제4 땅굴과 을지전망대를 관람하려면 해안면 소재지 부근의 양구통일관에서 출입신청을 해야 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백령도의 최고 절경인 두무진의 기암.

# 고성 통일전망대

…북한 땅을 보는 전망대의 형님

북한 땅을 조망하는 전망대 중에서 가장 이른 1983년에 세워진 강원 고성의 통일전망대는 북한 땅을 바라보는 전망대 중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다. 전망대의 위치가 북위 38도 이북 88㎞ 지점으로 남한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는 것도 그렇고, 연간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도 그렇다.

전망대에서는 금강산 1만2000봉의 마지막 봉우리라는 구선봉과 바다 위의 금강이라는 해금강, 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깃든 감호, 흰 포말이 감긴 송도 등 동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통일전망대 옆에는 C자 모양의 해돋이 통일전망타워가 한창 공사 중이다. 새 전망대는 지금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높다. 2015년 12월 공사가 시작돼 이듬해인 2016년 3월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계속 늦춰져 오는 8월쯤에나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되돌아가는 길에는 ‘DMZ박물관’을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DMZ박물관은 남북한의 평화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민통선 안에 2009년 개관했다. 세계 냉전의 유산인 비무장지대를 주제로 6·25전쟁 전후의 모습, 정전협정으로 생긴 군사분계선과 DMZ(비무장지대)가 갖는 역사적 의미, 전쟁 후에도 계속됐던 군사충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DMZ의 독특한 생태환경 등을 세련된 전시물과 영상으로 재구성해 보여준다.

통일전망대나 DMZ박물관에 들어가려면 남방 10㎞ 지점의 현내면 마차진리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신청을 해야 한다. 033-682-0088

박경일 기자 par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