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염소 논쟁’… 턱수염 기른 호날두 ‘GOAT 메시’ 도발 ?

메시, 역대 최고선수 암시하듯
염소와 광고 사진 촬영 ‘자극’
호날두, 1차전 ‘수염 세리머니’
2차전선 턱수염 기른 채 출전
호날두 “동료 제안으로 길러”

팬들 “누가 GOAT냐” 갑론을박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GOAT’ 논란이 한창이다. ‘월드 스타 듀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중 누가 진정한 GOAT인가.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호날두는 탁월한 기량뿐 아니라 깔끔한 외모로 사랑받는다. 단정히 빗어넘긴 짧은 머리는 호날두의 상징. 하지만 20일 밤(한국시간) 러시아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 등장한 호날두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턱수염을 기른 것.

축구전문 매체 골닷컴은 21일 오전 “호날두가 새로운 턱수염을 팬들에게 선보였다”며 “GOAT를 향한 턱수염인가?”라고 전했다. ‘GOAT’는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단어다. 영어로 염소라는 뜻이지만, 스포츠에선 ‘역대 최고의 선수’(Greatest Of All Time)의 약자로 쓰인다. 팬들 사이에선 현재 전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호날두와 메시 중 과연 누가 GOAT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러시아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나온 메시의 광고가 GOAT 논쟁에 불을 지폈다. 턱수염을 기른 메시는 아디다스 광고에서 수염이 길게 자란 염소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메시가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메시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러시아월드컵에서 호날두가 턱수염을 강조하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 16일 열린 스페인과의 B조 1차전에서 전반 3분 페널티킥 득점을 올린 뒤 손가락으로 턱을 쓰다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골을 넣을 때마다 높이 뛰었다가 착지하면서 두 팔을 아래로 쭉 뻗는 일명 ‘호우 세리머니’를 즐기는 호날두의 새로운 세리머니. 외신은 “호날두가 메시를 도발하기 위해 염소수염을 쓰다듬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고 분석했다.

호날두는 2차전에선 아예 턱수염을 기르고 나타났고 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러시아월드컵 4번째 골로 호날두는 득점 부문 선두를 지켰다. AP통신은 “호날두가 완벽한 GOAT의 모습을 선보였다”며 “최고의 선수임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치켜세웠다.

호날두는 턱수염이 메시를 의식한 건 아니라고 밝혔다. 호날두는 2차전 직후 “대표팀 동료 히카르두 콰레스마(베식타시)가 제안해 수염을 기르고 있다”며 “패하기 전까진 계속 수염을 기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스포츠는 “호날두와 메시의 GOAT 논쟁은 현재 진행 중”이라며 “호날두가 턱수염을 기르는 의미는 팬들이 더욱 잘 알 것”이라고 전했다.

호날두와 메시의 ‘장군멍군’은 지난해에도 연출됐다. 메시는 지난해 4월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은 뒤 상의를 벗으며 레알 마드리드 팬들을 향해 자신의 이름이 보이도록 유니폼을 펼쳤다. 4개월 뒤 호날두는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 1차전(원정)에서 후반 35분 결승골을 넣은 뒤 메시의 세리머니를 그대로 재현했다.

한편 호날두는 펠레(브라질), 우베 젤러, 미로슬라프 클로제(이상 독일)에 이어 역대 4번째로 월드컵 4개 대회 연속 골을 넣었다. 또 최초로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등 8개 메이저대회 연속 골이라는 진기록도 작성했다.

호날두는 스페인전에서 3골을 몰아치며 월드컵 최고령(33세) 해트트릭을 작성했으며 모로코전에서 1골을 추가해 단일 월드컵에서 4골을 넣은 두 번째 고령자가 됐다. 카메룬의 로저 밀러가 38세에 출전한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 4골을 넣었다. 호날두는 152번째 A매치에서 85번째 득점에 성공, 역대 유럽 출신 A매치 최다골을 작성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