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對美강공은 과거 日반도체 몰락 지켜봤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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貿協 보고서 “美·日 갈등 이후
日이 수입 늘렸다 경쟁력 잃어
中, 답습 안하려 전면전 불사”

중국은 최근 미국과 무역 갈등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강 대 강’으로 정면 충돌하고 있다. 과거 반도체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일 갈등의 결과를 지켜봤던 중국이 ‘미국 압박에 물러나면 일본처럼 기술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통상분쟁’ 보고서에 따르면, 1980∼1990년대 미국은 첨단과학 분야 패권을 지키기 위해 통상법 301조와 일본산 슈퍼컴퓨터 등에 대한 반덤핑 관세로 일본을 견제했다.

일본은 이에 굴복해 1986·1991·1996년 등 3차례 반도체협정을 통해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늘렸고, 이는 일본 반도체 기업의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 감소로 이어졌다. 그 결과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일본 기업 입지가 축소됐고, 과감한 투자를 한 한국 반도체 기업이 약진했다. 첨단과학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일본의 실패 사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미국과 전면적 통상 분쟁도 불사할 것이란 게 보고서의 예측이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제품 분야 무역수지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적자 규모가 2002년 118억 달러(약 13조779억 원)에서 2017년 1354억 달러로 폭증했다. 2015년 기준 중국 기업 R&D 인력은 291만 명으로, 미국(137만 명·2014년 기준)의 2배를 넘었다. 미국은 중국에 진출·투자한 자국 기업이 현지 기술 이전을 강요받고, 불투명한 승인 절차로 인해 인허가 과정에서 영업비밀 등 민감한 정보가 유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5일 1102개에 달하는 품목(5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284개 품목은 중국 첨단기술을 견제하기 위한 신규 제재 품목이었다. 중국은 콩과 소고기 등 659개 미국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보고서는 양측의 정면 대치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보복 관세 충돌이 현실화하면 양국 경제에 치명적 손실을 입힐 수 있는 만큼, 타협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